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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촌지 받고 면전서 세어보는 나라

중국의 수많은 신조어 가운데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는 말이 있다. 그게 첸구이저(潛規則), 즉 암묵적 관행이다. ‘물밑에서 이뤄지는 규칙’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각계에는 어떤 첸구이저가 있을까?

우선 정치권을 보면 최고 당정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말이 준비돼 있다. 그러니 입에서 나오는 말이 항상 똑같다. 허셰(和諧·공정)사회가 대표적이다. 이 말을 수없이 반복하지 않는 지도자는 서서히 은퇴 준비를 해야 한다.

외국의 귀빈들을 만날 때마다 반복하는 ‘양국의 전통적 우의를 위해’ 운운의 공치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말을 듣지 않은 채 돌아가는 외국의 귀빈들은 한마디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가장 입에 올리기 어려운 정치권의 첸구이저는 바로 저우허우먼(走後門·뒷문으로 들어가기)이다. 백그라운드를 동원해 안 되는 일을 해결한다는 뜻이다. 돈이 오고갈 수밖에 없다. 부정부패는 바로 이런 첸구이저에서 시작한다.

문화계의 첸구이저는 표절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표절을 못하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스포츠계에서는 승부 조작, 돈 받고 편파 판정하기가 전형적인 행태다. 오죽했으면 ‘검은 호루라기’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을까 싶다.

연예계는 성 상납, 즉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침대에서 배역 따내기)가 첸구이저로 통한다. 매년 이런 추문들이 홍콩이나 대만 언론에까지 보도될 정도다.

이 방면에서는 상대적 강자들이 따로 있다. 정·재계 유력 인사, 유명 감독과 배우들이 이런 갑(甲)의 사람들로 불린다. 요즘 여성 연예인 킬러로 소문난 코미디언 자오번산(趙本山)이 이런 추문에 휩싸여 중국이 떠들썩하다.

또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는 것이 언론 종사자들이 명심해야 하는 관행이다. 중국 언론의 내용이 거의 똑같은 것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훙바오(紅包·붉은 촌지봉투)를 받는 것도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촌지를 현장에서 세어보는 것 역시 첸구이저에 속한다.

언론계에는 이런 첸구이저를 거부하고 감옥행을 택한 용감한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일본 교도(共同) 통신의 16일 보도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34명에 이른다.

암묵적 관행이 만연하면 나라는 발전하기 힘들다. 이 점에서 보면 중국의 사회 지도층은 스스로 감옥행을 택한 34명의 언론인에게 밍구이저(明規則·올바른 규칙)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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