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고위직을 역임한 인사 두 사람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있습니다. 인터넷은 연일 이 두 사람의 발언을 두고 뜨겁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이며, 또 다른 한 사람은 농림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현 한나라당 최고위원입니다.
정 전 총리는 17일 극동포럼 초청 강연에서 “대학 입시에서만은 국사를 영어로 테스트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정 전 총리의 발언이 보도되자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글이 이어졌고, 정 전 총리는 급기야 18일 “영어시험에 한국사 관련 내용이 많이 포함됐으면 좋겠다는 뜻이지 결코 모든 사람이 다 영어로 국사 시험을 보자는 뜻이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정 전 총리가 지난해 국회에서 731부대를 “독립군 부대”라고 답변한 사실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정운천 전 장관은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농사 경험을 거론하면서 “구제역 침출수는 단순한 화학적 폐기물이 아니라 유기물에 가깝기 때문에 퇴비로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발언은 최근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습니다. 민주당은 “침출수로 퇴비를 만들 수 있으면 한나라당이나 쓰라”며 원색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한나라당 구제역대책특위 위원장도 맡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급기야 이튿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온 멸균처리 시스템이 먼저 진행된 뒤 퇴비를 만드는 것”이라는 해명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여론은 좀처럼 이를 수긍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인터넷에서는 두 사람을 묶어 비아냥 글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정운찬과 정운천 중 누가 더 웃기느냐”는 설문조사를 트위터에 올렸고, 방송인 김제동씨도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소와 돼지들에게 감히 퇴비가 되라고 말할 수 있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인은 발언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들의 발언은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적 파장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적 대우를 받는 만큼 그에 걸맞은 품격과 책임도 뒤따르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