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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상하이 스캔들' 좌초

중국 외교관 보안교육할 때 한국은 '좌빵우수' 타령

중국은 첩보 전쟁에 관한 한 미국도 두렵지 않다.

춘추시대부터 본격화한 이른바 세작을 통한 공작의 역사와 전통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러니 한국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첩보 전쟁 현장도 무시무시하다.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신의주 맞은편의 단둥(丹東)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미국의 CIA와 러시아의 카게베(KGB) 에이전트, 남북한과 일본의 첩보원 등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암약하는 곳이다. 경치만 넋 놓고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언제 압록강에 수장되는 횡액을 당할지 모르는 지역이다.

첩보 전쟁을 위한 하드웨어 역시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경찰인 공안이 있다. 국정원격인 국가안전부는 국무원 산하 부처이기는 하나 이름을 듣는 것에서조차 부담을 느끼게 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점조직인 보밀국(保密局)은 아예 정체가 베일에 싸여 있다. 첩보 전쟁의 컨트롤 타워라고 불러도 좋다.

언론사 역시 한몫을 한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꼽을 수 있다. 해외 특파원은 현지 국가에서 허가받은 첩보원이라고 해도 크게 지나치지 않다. 이 기관들은 각자 수많은 에이전트와 이들 산하에 프락치들을 두고 있다. 베이징에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프락치가 3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사관 직원과 언론사 특파원, 기업체 고위 임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24시간 거의 감시당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다.

요즘 ‘상하이 스캔들’로 한국이 뒤숭숭하다. 그러나 9년 동안 베이징의 현장에서 특파원 경험을 한 필자 입장에서 보면 언젠가 터질 것이 터졌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한국의 초보 외교관에 대한 교육 매뉴얼의 기본은 ‘좌빵우수(왼손에는 빵, 오른손에는 물)’로 대별되는 매너 교육이었다. 국가와 민족, 치열한 보안 정신교육은 뒷전이었다. 아마도 비판적인 뜻이 강한 ‘회의는 춤춘다’라는 국제 외교가의 금과옥조를 불후의 진리처럼 따른 결과가 아닌가 보인다.

중국에도 외교관은 많다. 그러나 이들은 매너 교육을 받지 않는다. 대신 국익을 우선하는 공복으로서의 자세는 매뉴얼대로 철저히 배운다. 그럼에도 돈이나 여자를 동원한 공작에 녹아내려 나라를 배신하는 이들은 1년에 몇 명씩 꼭 나온다. 당연히 이들은 사형 등의 극형으로 다스려진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좌빵우수’ 스타일의 매뉴얼을 폐기해야 한다. 이어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한 공복으로 거듭나는 외교관을 기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과의 첩보 전쟁에서 100전 100패를 당한다. 나아가 종국에는 ‘베이징 스캔들’까지 일어날지 모른다. 그때 가면 한국의 국격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회복하기 힘들다. 중국을 욕할 것 없다. 당하는 한국이 바보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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