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했다. 전국 야구장에는 시범경기인데도 많은 관중이 몰려 야구열기를 확인했다.
정규리그 개막은 20일 정도 남았다. 각 구단은 시즌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에 돌입한 셈이다. 이번 시범경기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는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다. 지난 98년 외국인 제도를 도입한 이후 팀 성적을 좌우하는 대들보 노릇을 해왔다. 우승팀에는 대부분 걸출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야구관계자들은 올해는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타자와 투수를 영입한 넥센과 삼성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단은 모두 투수로 뽑았다. 2009년 KIA가 27승을 합작한 아킬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을 앞세워 우승한 이후 투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이들 가운데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레마메스 리즈(LG)는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현역 메이저리거의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니퍼트는 김경문 감독이 구단에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159km짜리 광속구를 뿌린 리즈는 LG 8년의 한으로 남아있는 4강 진입의 중책이 주어졌다.
일본야구 출신 브라이언 코리(롯데)는 정교한 제구력과 변화구로 롯데 우승의 견인차로 기대가 상당하다. 좌완 트레비스 블랙클리(KIA)는 로페즈와 함께 10승 이상을 따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150km대의 볼을 뿌리는 오넬리 페레즈는 한화의 소방수로 탈꼴찌를 막아야 한다.
가도쿠라 겐(삼성)과 브랜든 나이트(넥센)에게는 복잡한 시선이 얽혀있다. 두 선수는 작년 시즌을 마치고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 각각 SK와 삼성에서 방출됐다. 삼성은 나이트 대신 가도쿠라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활약도에 따라 세 팀의 희비가 묘하게 엇갈릴 수 있다.
스카우트들은 외국인 선택은 도박에 가깝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변수가 많아 활약도를 점치기 어렵다. 막상 시범경기에 잘하다 개막 이후 퇴출되는 선수들도 많다.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