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노트북PC ‘엑스노트 P210-420’ 시리즈는 화면 크기가 12인치 형인데도 11인치만큼 작고 가볍다. ‘내로우 배젤’이란 기술을 적용해 테두리 두께를 기존 제품의 25%로 줄인 덕분이다. 테두리가 1㎝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화면은 커졌고 무게는 1.3㎏으로 가벼워졌다. LG전자 한국HE마케팅팀 이태권 상무는 “최신 IT업계의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을 세련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첨단 기술 적용의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기술이 디자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애플의 아이패드2와 삼성의 갤럭시탭이 두께 경쟁을 벌이는 것도 결국 기술력의 차이다. 기술의 승패가 결국 디자인의 승부로 갈리는 형국이다.
최근 영국 가전 브랜드 다이슨이 선보인 선풍기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날개가 아예 없다. 비행기 날개 원리를 채용했다. 제품 하단 모터가 회전하면서 위쪽 고리로 공기를 내뿜으면 상단 고리의 틈새로 빠져나오면서 주변 공기를 빨아 들여 많은 양의 바람을 만들어낸다.
덕분에 이 선풍기는 날개를 없애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가능하게 됐다. 날개가 없어 청소도 수월하고 안전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디자인적 쓰임새를 늘려 제품용도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소니의 포토 프린터 ‘DPP-F700’은 외부에 7인치 LCD 화면을 달아 디지털 액자로 쓰임새가 더 좋다. 먼지 쌓여 구석에 박혀 가끔 전원을 켜는 죽은 프린터가 아닌 항상 보고 필요할 때 바로 쓰는 살아있는 프린터로 변신했다.
디자인은 차가운 IT제품에 감성을 입히기도 한다. 최근 출시된 노트북 ‘삼성센스 X180 바비 스페셜 에디션 2’는 바비 수석 디자이너가 직접 스케치한 바비 캐릭터를 케이스에 입혔다. 젊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제품이다. 또 새로텍의 외장하드 ‘플로라 크리스티앙’은 세계적인 프랑스 아티스트 크리스티앙 볼츠의 인기 작품의 삽화를 디자인에 적용해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