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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에 숨겨진 돈다발

어느 시골의 마늘밭에서 100억 원이 넘는 돈다발 뭉치가 발견됐다. 포크레인으로 파헤치자 밭고랑 여기저기서 페인트통이 드러났고, 그 안에 5만 원짜리 현금다발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매형이 처남의 돈을 빼돌리려다가 이런 사실이 들통났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돈뭉치를 땅속에 숨겨두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 중에서도 우선의 관심사는 이 돈이 인터넷 도박으로 벌어들인 것이라는 사실이다. 두 달쯤 전에도 서울 여의도의 어느 물품보관업체에서 인터넷 도박 운영수익으로 마련된 10억 원의 현금상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인터넷 도박이 만연해 있다는 증거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도박 사이트가 700~800개에 이르는데다 그 매출 규모도 대략 연간 4조 원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인터넷 도박만이 문제는 아니다. 카지노를 드나들다가 재산을 탕진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경마와 경륜, 경정 등의 장외발매소도 곳곳에 널려 있다. 최근에는 강남의 중심지인 서초구 한복판에 화상경마장 설치 계획이 드러남으로써 논란을 빚기도 했다. 몇 년전 주택가에 독버섯처럼 퍼져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바다 이야기’라는 사행성 게임의 경고가 벌써 서서히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렇게 불법으로 형성된 자금이 단속의 눈길을 피해 저마다 몰래 숨어 있다는 점이다. 장롱이나 방바닥 밑에 숨겨지기도 하고 더러는 해외로 빼돌려지기도 한다. 대기업들의 비자금도 이런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상당수 임직원들의 차명계좌로 쪼개서 비밀리에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돈다발이 묻혀진 마늘밭은 비자금을 은닉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기억될 만하다.

자금추적을 따돌리려는 수단으로 5만 원권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도 유의 사항이다. 숨어서 거래해야 하는 지하경제 고객들은 물론 고액 재산가들 사이에서도 상속·증여의 방법으로 5만 원권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번 마늘밭 사건은 우리 사회가 지닌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한 몫에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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