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환경 오염은 심각하다. 세계 10대 오염 도시 중에 7-8개를 중국이 차지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조사 결과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매년 봄 한국에 피해를 주는 샤천바오(沙塵暴), 즉 황사만 봐도 이 점은 잘 알 수 있다.
베이징의 상황을 살펴보면 아예 피부로 느끼게 된다. 시내를 관통하는 개천 량마허(亮馬河)의 수질이 장난이 아니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 수질 개선을 위해 2억 위안(340억 원)을 투자했다고 하나 국제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서우두공항 근처 쑨허(孫河)의 경우 공식적으로 3급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렵다. 물 색깔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공기의 질 역시 만만찮다. 황사 경보가 내리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시내를 활보하는 강심장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날씨가 좋다는 5-6월에도 베이징의 환경은 심각하기만 하다. 각종 유해 중금속을 함유하는 꽃가루가 도시의 하늘 곳곳에 휘날리며 황사를 대신한다.
잔반을 비롯한 생활 쓰레기의 발생은 마지막 한방에 해당한다. 매일 저녁 5000여개 전후의 후퉁(胡同)에서 잔반 찌꺼기가 대량 목격되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외환보유고 3조 달러 국가의 수도라는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 다른 도시나 지역의 상황은 베이징보다 못하면 못했지 낫다고 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중국은 공해 분야에서도 대국이라고 해도 좋은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웃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사실에 있다. 당장 한국이 입는 피해가 장난이 아니다. 황사에 따른 피해나 서해의 오염 등만 거론해도 끔찍하기만 하다.
오염으로 인한 어족 자원의 고갈에 더해 서해를 자국 근해처럼 생각하고 불법 조업을 일삼는 어선들의 존재까지 감안하면 한국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기상 당국은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대륙 동북부에서 황사가 빈발할 것이라는 예고를 속속 하고 있다. 한국에도 피해가 예상된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황사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식목을 비롯한 인위적인 노력으로 해결이 일부 가능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더구나 중국은 이제 민폐를 끼치는 나라가 아니라 미국과 어깨를 겨룰 세계 지도국으로 부상해 있다.
늦기 전에 환경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