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괴로운 남자들이 많다.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마운드를 지배할 것으로 믿었던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김광현(SK)이 동반부진에 빠졌다.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 성적을 내야하는 구단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일 답답할 것이다.
기록을 들여다보면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제구력이 듣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류현진은 16⅓이닝 동안 13개의 볼넷을 내주었다. 김광현은 14⅓이닝 13개로 더욱 많다. 윤석민은 18⅓이닝 6볼넷이었으나 무려 24안타를 맞았다. 볼이 한복판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유를 찾자면 심리적, 기술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전력분석 측면에서 접근해보자. 모 팀의 전력분석 팀장은 역발상의 해석을 한다. 요즘 타자들은 상대투수의 약점이 아닌 장점을 노린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 세 투수는 스피드·제구력·기술력 모두 여전히 뛰어나다. 이들은 예전처럼 잘 던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략법도 달라졌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에이스들은 공략이 힘들기 때문에 실투 또는 직구만 노리는 패턴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상대투수가 가장 잘 던지는 구질을 노리고 들어가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자들은 연구를 많이 한다. 분석 프로그램을 토대로 구질별, 초구, 2구, 3구까지 계산한다. 여기에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나 장타력이 좋아지는 등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예들 들어 류현진이 몸쪽 직구를 잘 던진다고 하자. 타자들은 부단한 반복연습을 거쳐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다. 안타를 한두 개 허용하면 투수는 안 맞기 위해 구석구석 제구에 신경 쓰고 볼넷이 많아지고 나중에는 힘이 달려 맞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타자뿐만 아니라 분석야구의 진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분명 여기에는 이들 젊은 국대 트리오가 다시 반작용을 해야 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야구도 끊임없이 도전과 응전을 통해 발전한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