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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취집’하고 싶니?

TV에 유명인들이나 성공한 남자들의 사생활에 대한 방송을 보면 내조하는 아내들이 등장한다.

남편들은 현재의 성공한 자신이 있는 것은 아내의 희생 어린 내조 때문이라고 그 혁혁한 공을 찬양한다. “나 때문에 많~이 고생했다”라고 립서비스를 퍼붓는 것에 비해 화면 속의 아내들은 더 없이 곱고 맑다.

그녀들이 짊어진 과거의 고생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가늠할 길이 없지만 적어도 지금 그녀들이 온전히 살림하는 안주인의 신분으로 만족하며 기꺼이 뒷바라지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의 벌이가 좋고 아무개의 아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꽤 강력한 정체성이 되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삐딱한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 성공한 여자들의 남편들은? 대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가끔 드러내는 이들은 마누라의 벌이를 착취하는 야비하고 무능한 남자로 그려진다. 드러나지 않든 희화화되던 거기에 동반하는 것은 늘 어쩐지 ‘미안해 하는’ 아내의 뒷모습이다. 진심은 자랑스러울지 몰라도 자랑스러워하면 할수록 남자에게 상처를 입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작금의 똑똑한 싱글여성들은 여전히 ‘나보다 약간은 더 잘난’ 남자를 안전한 마지노선으로 삼고 미래의 남편을 물색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자가 이미 잘날 때쯤 되면 어느 정도 나이가 찼으니 조금 더 잘난, 나이 차이 많이 안 나는 남자는 둘러봐도 시장에 뿌리 뽑힌 지 오래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남자에 대한 눈을 착하게(?) 낮추면 멀지 않은 미래에 부부간의 기량의 갭과 남편에 대한 아내의 죄책감은 점점 커진다. 하지만 남편 기를 세워주기 위해 자신이 쌓은 걸 과소평가하거나 포기하는 바보는 될래야 될 수가 없다.

“취집하고 싶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삼 년 직장생활을 해본 지친 젊은 여성들이 곧잘 저렇게 토로한다. 아마도 위의 복잡미묘한 상황을 본능적으로 예측하고 정체성이고 자아실현이고 간에 일단 내 몸 하나 편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 마음 이해도 되지만, 똑똑한 내가 내조한들 남편이 TV에 나와 으스댈 만큼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은 알아야 할 것이다. 성공은 결국 ‘자기 탓’일 뿐. /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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