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1인당 GDP는 4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1000달러를 넘긴 것이 2003년인데 내년에는 대망의 5000달러 고지에 올라설지도 모른다. 현재의 가파른 위안화 평가 절상 상황을 보면 확실하다고 해도 좋다. 그만큼 중국은 살기 좋아졌다.
한때 휴대전화와 우마차가 공존하던 베이징 거리에 이제 소는 안 보인다. 주택 사정 역시 엄청 좋아졌다. 10여 년 전 젊은 부부들의 로망이던 아파트는 이제 전국적으로 보급됐다. 베이징만 해도 일반 주택 핑팡(平房)이나 전통 가옥 쓰허위안(四合院)보다 더 많다.
문제는 아파트의 가격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평방미터에 2-3만위안(340-510만원)에 이른다. 고급 주택가에 더높은 가격대도 많다. 그렇다면 이게 정상일까. 절대 아니다.
구매력 평가(PPP) 기준일 경우 세계적으로 높은 한국의 집값은 게임조차 안 된다. 웬만한 아파트 가격이 100만 달러는 가볍게 넘는 미국의 뉴욕 맨해튼에 필적한다.
맞벌이 부부가 평생 집 한 채 사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이상하지가 않다. 요즘 유행하는 팡누(房奴. 집의 노예)라는 말 역시 다르지 않다.
문제는 중국의 아파트 가격이 비쌀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다. 적잖은 돈이 들어가는 실내 장식을 실수요자가 해야 하는 부동산 시장의 묘한 관례를 감안하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이는 중국 최고의 호화 아파트인 상하이 탕천이핀(湯臣一品)의 원가가 공개되면서 확인됐다.
평방미터에 4-5만위안으로 분양되는 아파트 원가가 2만위안 이하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무려 100% 이상의 이익을 올렸다는 계산이 간단하게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결론 역시 도출된다.
그럼에도 시장이 과열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6.31%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10% 이상 하는 월세 수익률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투기의 대상이라는 얘기다. 대출도 집값의 70%까지 해준다. 집을 못 사는 사람이 바보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 때문에 수년 전부터 금리 인상, 담보 대출 억제, 2주택 구매 금지 등의 규제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약발은 먹히지 않고 있다. 집값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 경우 은행의 부실 채권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제 역시 경착륙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시한폭탄은 째깍째깍 요란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