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버지가 대기업에 다니는 유치원생 예림(6)이는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다. 동요·동화책 애플리케이션도 스스로 내려받고 요즘엔 영어 동화책 앱에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근엔 아버지가 새로 구입한 태블릿PC에 빠져 새로운 기능을 익히고 아동용 콘텐츠를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 할아버지·할머니와 셋이 사는 조손 가정 아이인 성미(6)는 아직 인터넷이 뭔지도 모른다. 유치원에서 컴퓨터를 만져본 적은 있지만 집에는 없다. 요즘엔 친구들이 휴대전화로도 컴퓨터를 한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인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간혹 텔레비전에서 보는 화면 큰 휴대전화로 짐작할 뿐이다.
인터넷 시대에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한때 지적받던 정보 격차가 스마트시대에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난해 하반기 15∼49세 일반인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내놓은 ‘정보기술(IT) 이용에서 인구사회적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은 우선 가구별 소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 10가구 중 2가구가 넘는 20.7%가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반면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9.9%로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학력에 따른 스마트폰 이용도 차이는 더욱 컸다. 대학원 이상 학력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10명 중 4명 꼴인 40%로, 고졸 이하(17.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대졸 학력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27.2%였다.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도 대학원 이상은 70.8%로 10명 중 7명 이상 사용하고 있었지만, 고졸 이하는 52.4%로 절반을 겨우 넘어 이용도에서도 뒤처졌다.
사는 곳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서울의 스마트폰 사용률(20%)이 수도권 도시(16.7%)나 광역시(13.7%), 지방도시(13.1%)보다 높았다. 또 아파트 거주(17.6%)가 비거주(14.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IT 정보 격차가 결국 계층, 학력, 지역 등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 정도를 더욱 크게 벌려 사회적 양극화를 첨예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시대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저렴한 통신요금제와 단말기 보급은 물론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지역 간 격차 축소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동시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IT 기기를 활용해 정보를 획득하고 가공해 처리할 수 있는 정보화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