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 일요일 사장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했다. 이번 인사는 2009년부터 내리 시즌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고, 올해도 탈꼴찌가 힘겨운 상황에 대한 문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지난 2~3년 동안 한화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송진우·정민철·문동환·구대성의 은퇴, 김태균·이범호의 일본 이적, 김태완의 군입대가 이어졌다. 마운드의 터줏대감과 타선의 대들보가 모조리 사라진 셈이다.

대개 각 구단은 매년 선수 수급 상황을 보면서 드래프트와 군입대를 조절하는데 한화는 레전드급 투수들을 모조리 퇴장시키고 이들을 채울 투수들을 만들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야수들의 공급도 원할치 못했다.

팬들이 가장 비판하는 대목은 김태균과 이범호의 이적이다. 한 살 터울인 두 선수는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달랐다. 선배들에게는 듬직한 후배요, 후배들에게는 기대고 싶은 기둥이었다. 이들이 사라지면서 안팎에서 심리적인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범호가 국내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섭섭한 조건이 아니었다면 그는 KIA를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화의 스카우트 시스템 보강이 절실한 대목이다.

야구단 전력의 성패는 스카우트의 힘에 달려있다. SK가 최강의 4년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김성근 감독의 조련이 있겠지만 그만큼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 송은범·정근우·최정·김강민은 상위 드래프트 선수들이다.

앞으로 한화의 프런트의 행보는 주목을 받을 것이다. 역대로 최하위 팀들은 비슷한 문제점이 있었고 과감한 개혁과 투자를 통해 거듭날 수 있었다. 언제쯤 리빌딩을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화는 난국을 거울삼아 새로운 이글스를 만들 수 있는 힘을 분명히 갖추었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