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학기는 9월 시작한다. 따라서 매년 6월이면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의 실시로 전국이 떠들썩해진다. 올해도 코앞으로 다가온 가오카오 탓에 베이징 같은 대도시의 입시생 집안은 요즘 완전 초비상이다.
올해 시험을 보는 전국의 고교 3학년과 재수생은 대략 1000여만 명 정도에 이른다. 이중에서 대략 650만 명 전후가 대학을 가게 된다. 어떻게 보면 대수로운 시험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고등학교 진학률이 50% 이하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래도 가오카오를 치르는 학생은 나름 실력이 있다고 봐야 하는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문제는 이들이 결코 간단치 않은 가오카오를 뚫고 무사히 대학에 들어가도 크게 희망이 없다는 사실에 있다. 졸업과 동시에 적지 않은 인력이 한국에서 유행하는 워킹 푸어의 예비군이 되는 탓이다.
물론 중국 교육부의 매년 대졸자 공식 취업률은 90% 전후에 이른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중국인들은 거의 없다. 통계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는 얘기이다.
자세히 안을 들여다보면 진짜 그렇다. 우선 취업을 했다 해도 인턴보다 못한 링궁쯔(零工資. 월급이 없음) 취업자가 부지기수에 이른다. 당국에서도 파악을 못할 정도라고 한다. 최소한 전체 취업자의 20-30%는 된다는 것이 대학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링궁쯔 취업자가 아니라도 상황은 크게 좋지 않다. 월 평균 2000 위안(34만 원) 이하를 받는 저임금 취업자들이 무려 40% 전후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이중 30% 전후는 내로라하는 명문 대학 출신이라는 것이 중국 언론의 지적이다.
워킹 푸어는 자연스럽게 하우스 푸어로 연결된다. 현재 중국의 웬만한 아파트 가격은 3.3평방미터당 1만 위안(170만 원)을 호가한다. 신혼부부가 살만한 70-80평방미터 정도 되는 집 하나를 사려면 월 2000 위안을 받는 새내기 월급쟁이가 30년을 한 푼도 안 써야 한다는 계산이 산술적으로는 나온다.
중국은 지금 국가 전체적으로는 잘 나간다. 그러나 이들 워킹 푸어나 하우스 푸어 등의 존재에서 보듯 각론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청년은 미래의 희망이다. 청년들이 흔들릴 경우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중국 당국이 현재의 성과에 취해 청년들이 처한 현실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미래의 G1이나 G2라는 영광은 의미가 크게 퇴색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가진 것이라고는 맨 파워밖에 없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보인다.
/중국 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