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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버려진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몇 가지

평양에서 서울까지 단 세 시간 돌파. 사랑하는 여자를 비무장지대를 넘어 데리고 와 줄 수 있는가? 이런 주문에 첨단 택배 실력을 과시하는 영화 ‘풍산개’. 그러나 남과 북의 국가권력이 개입해 들어가면서 상황은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공동경비구역’ ‘동막골’의 가파른 등선을 넘어 온 지 제법 되었는데, 도리어 퇴행해버린 이념적 유치함과 불필요한 잔혹성이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권력기관이 외면하거나 내버린 사람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풍산개’는 주목된다. 물건과 사람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없는 현실에서 그걸 나르는, 소속이 남인지 북인지 알 수 없는 한 청년의 휴전선 질주는 분단의 비극 전체를 가로지르는 달리기가 된다.

제목만 보고 얼핏 코미디 영화인가 싶었으나 우리 사회가 관심 갖지 않는, 패배자 또는 경계선에 몰린 이들의 절박한 삶을 그려낸 ‘수상한 고객들’ 역시도 “버려진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행복을 꿈꾸기보다는 자살을 결심해야 하는 이들과 생명보험 계약을 맺은 보험사 직원은 이들의 목숨을 구하지 않으면 내사 대상이 되어 곧 퇴출의 운명에 처하게 된다.

주인공은 왕년에 날렸던 야구선수로, 이제는 직업전환으로 연봉 10억원 인생을 설계하며 보험회사의 구질구질한 인생을 접으려는 찰라 구질구질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삶과 피할 수 없이 얽힌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과정에서 상상을 넘을 정도로 가난하고 비참한 이들이 이 세상 도처에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다.

독립 영화 ‘혜화, 동’은 독립영화가 자칫 내보이기 쉬운 어설픔이나 허술함이 전혀 없다. 황량해진 재건축 현장에 유기된 개들을 하나 둘 찾아내 치료해주고 먹이고 기르는 스물 세 살의 혜화. 그녀의 눈에는 버려지고 잊혀진 존재들이 늘 담겨진다. 그녀도 버려진 아이였고, 입양돼 자란 소녀였으며 십대 미혼모로 자신의 아이를 잃어버린 과거가 있다.

어떤 사회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따뜻하게 챙기고, 어떤 사회는 그런 사람들을 삽으로 퍼다 내버린다. 어느 날 전철 스피커에서 울린 한 마디. “전철 안에서 구걸을 하거나 물건을 팔면 처벌을 받습니다.” 승객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가난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과 보기에도 애처로운 행상이 처벌 대상이 되는 도시는 인간유기(人間遺棄)의 오명을 자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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