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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돼지고기가 부른 물가폭등 중 '피그플레이션' 심상찮다

중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돼지고기 없는 밥상은 결코 한 끼 식사가 될 수 없을 정도이다. 서구인들이 치즈나 버터가 없는 빵을 먹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이러니 반드시 관리해야 할 물가에 돼지고기 가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른바 후진타오 물가 리스트의 최고 앞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돼지고기 물가가 심상치 않다. 7월 중순을 기준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무려 60% 가까이나 올랐다. 조만간 ㎏당 40위안(약 7000원)을 가볍게 넘어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혹자는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러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돼지고기 가격의 폭등이 6월의 물가 지수를 무려 1.37%P나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여기에 지금의 돼지고기 가격이 신 중국 건국 이후 62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라는 사실을 더하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어진다.

정부에 대한 일반 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는 전망은 당연해진다.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돼지고기 값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이례적으로 다진 것은 그래서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

물론 중국 경제 정책 당국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은 있다. 2007년 돼지고기 가격 폭락 이후 양돈 농가들이 사육 두수를 급격하게 줄인 사실을 우선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전반적인 물가 폭등으로 인해 사료비, 인건비, 운송비 등의 비용이 급등한 현실을 더하면 중국 서민들이 무작정 경제 정책 당국만을 원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른 먹을거리는 몰라도 돼지고기에 관한 한은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그건 밥을 먹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트와네트가 “빵이 없으면 쿠키를 먹으라”고 한 말과도 통한다고 해도 좋다. 한마디로 사회 불안의 조짐이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 외신에서 지금 중국이 피그플레이션(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폭등)에 시달린다고 보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현재 전망은 밝지 않다. 방법이라고는 비축 돼지를 대량 방출하거나 미국 등에서 수입하는 것 외에는 별로 없다. 문제는 그래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때가 아닌가 보인다. 이 경우 중국은 현재의 경제 긴축 정책을 더욱 바짝 조일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속된 말로 중국 돼지로 인해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는 얘기가 가능하다.

중국인이 돼지를 먹는 게 아니라 돼지가 중국인을 먹는 것에서 한 술 더 떠 세계 경제까지 삼키게 되는 것이다. 사회주의 종주국 소련이 빵으로 인해 해체의 수순을 밟았던 사실을 감안하면 지금 중국은 결코 풀기 쉬운 간단한 숙제를 받아놓고 있다고 하기 어려울 것 같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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