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문화를 주름잡는 인기 연예인들은 대체로 돈방석에 앉아 있다.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가 15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연예인 커플인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도 대략 2억 5000만 달러 정도의 재산에 이른다. 인기가수인 레이디 가가는 지난 한 해 동안의 수입만 해도 9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녀 삼총사’의 카메론 디아즈도 7000만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연예인 재벌’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보다 시장이 넓기 때문이다. 이름을 얻고 흥행에 성공하게 되면 금방 전세계로 영화와 음반이 팔려나가게 된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라는 점에서 전파력이 빠른 것이 강점이다. 영국인으로 해리포터의 주인공인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재벌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올해 아직 스물두 살이지만 재산은 5000만 달러 이상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이 연예인 출신으로는 드물게 1000억 원대 주식 부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SM 소속의 아이돌 가수들이 세계적으로 한류 바람을 일으키면서 회사의 주가가 크게 오른 덕분이다. 한국을 알리면서 동시에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의 K-팝 공연 성공은 한류가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해 달라는 팬들의 요구가 빗발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나 빌보드차트 순위곡들이 해외로 수출되듯이 한류의 브랜드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연예인 재벌이 계속 나올 것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방송 채널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난무할 정도로 한류의 보급 확대를 위한 저변도 넓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공연계 주변을 맴도는 연예인 가운데는 수입이 생활급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수두룩한데다 ‘노예 계약’ 사례도 없지 않았다. 지금 한창 꽃피우고 있는 한류문화가 이처럼 열악한 바탕 위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은 우리 대중문화계의 성공담이자 어두운 그늘이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