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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잡년 행진

지난 16일, ‘잡년 행진’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한국판 ‘슬럿워크(SlutWalk)’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야한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는 이 행사 참가자를 트위터를 통해 모집할 때부터 무척 흥미로웠고 왠지 신도 났다. 한데 함께 참여하지는 않았다. 옷 취향이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이라 실천 단계에서 몸이 무거워졌던 것이다. 그럼에도 행진 이후 찍혀 올라온 사진을 대리만족 하듯 두근거리며 구경했다.

이 행진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이 오가는 듯하다. 여성단체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워하고 남자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행진이 성범죄 예방에는 도움이 안 될 거라고 단정짓는 한 편, 행진에 참가하는 일부 사람들이 단순히 선정적으로 튀려는 게 아니냐는 궂은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난잡하게 입으면 성폭력을 자초하는 일’이라는 지극히 편협하고 오도된 지적에는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대신 이 행진이 더 욕심을 내서 ‘헤픈 여자’(vs 조신한 여자?)라는 구별 자체를 없애려고 한다면 그건 쉽지 않을 것 같다.

야한 옷차림을 성폭력 행사의 변명거리로 삼는 것은 부당하지만 야한 옷차림(이것을 야하다고 보는 기준도 개인적 편차가 있지만)을 ‘비호감’으로 보며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니까. 그러니 이 행진에 대한 초점을 옷차림에 두다 보면 살짝 정신이 홀리는 탓도 있으나, 누구나 조금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슬럿워크’가 개인적으로 가장 자연스럽게 와 닿았던 이유는 단순하다. 바탕에 깔린 다양성 존중이라는 가치 때문이다. 힘을 가진 타인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의 외양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자율선택권에 대한 의지!

그러니까 대한민국에는 가부장제를 증오하는 헤프고 쉬운 여자지만 옷차림에는 지극히 보수적인 여자와 자유분방한 겉모습과 달리 성에 대해서는 고리타분할 정도로 보수적인 여자가 다채롭게 공존한다. 그런 의미에서 향후 ‘슬럿 워크’는 옷차림 이상의 다른 여러 의미에서의 ‘잡스러운’ 여자들도 다 한데 모여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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