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처음으로 우주인 선발에 도전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한 번 해볼 만하다 생각하고 선발에 도전했던 필자도 3만7000여 명이 지원자들 사이에서 과연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전혀 감을 잡을 수조차 없던 상황이었으니 어쩌면 이러한 반응들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도전이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 하나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곳에는 언제나 기회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곳에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클 수록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회 또한 클 수 있다.
물론 그 기회의 땅에 내가 가장먼저 닿게 된다는 보장 또한 없다. 따라서 블루오션의 보물섬을 찾아 모험을 떠날 것인지 혹은 레드오션에 뛰어들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승부해 볼 것인지는 전적으로 전략과 선택의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국가전략에 투영시켜 본다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레드오션에서 눈부시게 선전해 왔다. 전쟁 후 잿더미 속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을 이룩해 온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은 그 어느 나라의 국민들보다 치열하게 우리나라를 재건해 왔다.
필자가 공부하고 있는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케이스가 자주 언급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편으로 큰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우리세대는 우리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얼마 전 한 지인과 미래의 국가경쟁력과 직결 될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직 기술과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서 우리가 도전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세대가 당면하고 있는 국내외 환경은 전후에 우리 부모님세대가 처했던 상황과는 또 다르다. 어쩌면 우리 세대의 역할이 부모님세대들이 이룩해 놓은 도약대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블루오션을 찾아 미래산업을 선점해 주변국가의 추격을 뿌리치고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공공정책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