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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밀수왕 12년 만에 송환 중국 관가 "칼바람 부나' 초비상

지난 세기 말부터 23일까지 중국의 공안 당국 고위층의 뇌리에는 늘 라이창싱(賴昌星)이라는 이름이 그야말로 배회했다. 신 중국 건국 이후 최악의 경제 사범이었던 그를 도피처인 캐나다에서 송환해야 하는 임무가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하는 운명이었던 탓이었다. 그러나 23일 그가 베이징의 서우두(首都)공항에 전격 압송됨으로써 이들은 라이창싱이라는 유령으로부터 드디어 벗어나게 됐다. 사실 이들이 라이의 송환에 목을 맸던 이유는 그의 범죄 사실을 보면 당연했다고 할 수 있다.

농민 출신인 그는 36세 때인 1994년 푸젠성 샤먼에 위안화(遠華) 그룹을 설립했다. 이후 타고난 상술로 회사를 키운 다음 밀수와 세금 포탈 수법 등을 총 동원해 재벌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그는 뇌물과 향응 제공 등을 통해 당정 최고위층을 비롯한 수많은 관료들을 연루시키기도 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그의 밀수와 탈세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부패, 비리 사건으로 99년 초반 기어이 터지고야 말았다.

문제는 그가 관료들의 비호를 등에 업고 유유히 캐나다로 도주한 이후였다. 양파처럼 까밝혀진 사건의 내용이 그냥 넘어가기에는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이후 중국은 그의 송환을 위해 노력했다. 2007년에는 캐나다 당국에 정식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무려 12년 만에 이뤄진 그의 송환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우선 중국이 자국 범죄인들의 송환을 성사시킬 만큼 국제적으로 힘이 더욱 세진 사실을 말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캐나다는 지난 4년여 동안 줄곧 중국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러다 비록 라이창싱을 사형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기는 했으나 중국의 요구를 들어줬다. 사실상 중국의 힘에 굴복했다고 할 수 있다. 부패 사범은 지구 끝까지 쫓아가 압송할 것이라는 중국 공안 및 사법 당국의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해외 도피 사범에 대해서는 거의 방관하다시피 했다. 권력 형 비리 사범에 대해서는 해외 도피를 조장했다는 비난을 들어왔던 것은 다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라이의 송환 성공으로 중국 당국은 이런 비난에서 다소 자유로워지게 됐다.

가족을 해외에 보내놓고 비리를 저지른 다음 도피하는 관리들을 뜻하는 뤄관(裸官)들을 초긴장하도록 만들게 됐다는 사실 역시 이번 송환이 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뤄관들은 지금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또 뤄관이 되고자 했던 잠재적 부패 관리들 역시 벌써부터 몸을 납작 엎드리고 있다는 것이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언론의 전언이다. 중국 공안 당국은 이번 개가로 일석이조가 아닌 일석다조의 효과를 올렸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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