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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정부 나서 밀어주는 '왕서방' '와타나베 부인' 추월 초읽기

일본 금융 시장에는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말이 있다. 남편의 월급을 죽어라 하고 아껴 모을 때와는 달리 과감하게 해외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의 주부 외환 투자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일본 자본을 이렇게 불러도 괜찮다. 그렇다면 현재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는 중국 자본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아무래도 가장 흔한 성이 왕 씨이므로 왕 서방이라고 부르면 되지 않을까 보인다. 불과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이 왕 서방은 와타나베 부인과는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고 해도 괜찮다. 왕 서방이 20여년에 걸친 장기 불황으로 기가 완전히 꺾인 와타나베 부인을 대신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왕 서방은 범국가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이른바 저우추취(走出去·중국 자본의 해외 진출)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왕 서방은 일본에서 만큼은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 왕조들이 부상(扶桑), 동영(東瀛)이라고 부르면서 동경해온 일본 정벌에 단 한 번 성공하지 못했던 것처럼 그렇게 말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양상이 바뀌고 있다. 왕 서방이 와타나베 부인이 보란 듯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대목이 중국 정부로 추정되는 기관 투자가인 ‘OD05옴니버스’의 대약진이 아닌가 싶다. 이 ‘OD05옴니버스’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부터 갑자기 닛산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상장기업들의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매입하면서 와타나베 부인을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다. 현재 ‘OD05옴니버스’가 보유 중인 일본 대기업들의 주식 총 보유액은 일본 시가 총액의 2.5% 전후인 3조 엔 전후에 이른다고 한다. 주요 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수는 더욱 놀랍다. 미쓰이스미토모, 캐논, 소프트뱅크 등 무려 130여 개에 이른다.

아예 드러내놓고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는 행보 역시 놀랍기만 하다. 작년 이후 단 2년 동안의 실적이 지난 10년 동안의 규모를 가볍게 웃돌고 있다. 투입된 자본만 총 321억 엔에 이르고 있다. 건수는 확인된 것만 최소 9건에 이른다. 예컨대 하이얼(海爾)의 경우는 파나소닉의 자회사인 산요(三洋), 전자 유통회사인 쑤닝(蘇寧)은 가전 양판업체인 라옥스를 인수했다. 또 대표적 PC 업체인 롄샹(聯想)은 NEC의 PC 사업 부문을 사실상 합병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앞으로 왕 서방의 와타나베 부인 공략은 더욱 열기를 더해갈 가능성이 높다.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자본 시장이 왕 서방에 휘둘리게 되는 것이다. 국내 자본 시장이 왕 서방의 등장에 지금부터라도 바짝 긴장해야 하는 이유는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듯하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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