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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베끼다보니 진품 뺨치는 ‘中 짝퉁’

성능·품질 등 초고속 진화

전 세계의 소비자들에게는 짝퉁은 질이 낮다는 인식이 분명하게 있다. 특히 그게 중국산이라면 더욱 그렇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불가리의 짝퉁 울가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짝퉁 마이크론소프트, 페라가모의 짝퉁 페리가모 등은 짝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해줄 정도로 확실히 질이 낮았다. 또 참이슬의 짝퉁 참일슬, 신(辛)라면의 짝퉁 행(幸)라면 등 한국 제품의 짝퉁들 역시 웬만하면 소비자들의 눈을 속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변했다. 무엇보다 첫 눈에 딱 봐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만큼 디자인 등이 정교하다. 품질 역시 우수하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의 짝퉁은 값이 진품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나 쓰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심지어 일부 제품들은 진품에는 없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위조지폐 감식기가 장착돼 있는 삼성이나 모토롤라의 휴대폰 등이 그렇다. 한마디로 지금 중국의 짝퉁은 베끼기 차원을 넘어 업그레이드돼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짝퉁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자랑하는 젠(殲)-20 스텔스 전투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엔진은 비록 러시아의 수호이-35(SU-35)에 장착된 엔진의 짝퉁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으나 품질은 대단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곧 엔진도 업그레이드돼 젠-20이 진정한 ‘메이드 인 차이나’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인들이 몽매에도 보유하고 싶어 안달을 하는 항공모함 기술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지난 20여 년 동안 구소련 항공모함을 뜯어보고 맞춰보고 하다 곧 자국 항모를 취역시킬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

최근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는 가짜 애플 대리점이 적발됐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가구 업체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케아의 짝퉁 매장도 성업 중이라고 한다. ‘11가(家)’라는 매장의 이름도 절묘하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스이자’이니 이케아의 중국어 브랜드인 이자(宜家)와 유사한 것이다. 이제는 명품 짝퉁으로 잘 알려진 이자(依家)보다는 양심적이나 절묘하게 카피했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구나 매장에서 팔리는 제품들의 질도 장난이 아니다. 이케아 본사에서 깜짝 놀라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이다.

짝퉁 경제가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25% 가까운 현재 상황에서 볼 때 중국은 당분간 짝퉁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짝퉁이 진화하는 속도나 품질을 감안할 경우 마냥 비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더구나 카피를 하다 보면 핵심 기술을 익히는 것은 자연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중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힘은 짝퉁에서 나온다고 단언해도 정말 과언은 아닌 듯하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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