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지구인들의 영원한 짝사랑의 대상이다. 최소한 외계생명체를 이야기할 땐 그렇다. 화성에서의 외계생명체 탐색 작업의 초점은 초기에는 직접 살아있는 생명체를 찾는데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곧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 조건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화성탐사선의 주된 관심사는 액체상태의 물을 화성에서 찾는 것이다. 액체상태의 물은 생명체의 탄생과 번성의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화성의 북극과 남극에 해당하는 극관은 얼음과 드라이아이스로 이루어져 있다. 여름에는 드라이아이스가 증발하고 얼음만 남는다. 겨울이 되면 눈이 내린다. 화성탐사선의 카메라에 포착된 얼음은 시간이 지나자 증발하는 것이 목격됐다. 물이 흘렀던 것 같은 흔적은 수도 없이 발견됐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액체 상태의 물이다.
최근에 마스 르네상스 오비터(MRO)가 보내온 사진들은 액체 상태의 물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주고 있다. MRO는 화성의 남반구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계절에 따른 지형의 변화를 관찰해왔다. 그런데 늦은 봄에서 여름 동안에는 손가락처럼 생긴 검은 줄무늬가 나타났다가 겨울이 되면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은 계절을 반복하면서 같이 반복됐다.
과학자들은 여름에 온도가 올라가면서 그 몇 달 동안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성의 온도는 영하 23도에서 영상 27도 사이를 오간다. 소금이 포함된 물이라면 어는점이 낮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여름 동안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표면에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이 되면 다시 얼어붙고. MRO가 보내온 영상 자료에 나타난 지형 특징이 이런 시나리오와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개연성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이 흐르는 물의 존재를 시사해 주는 강력한 증거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직 직접 액체 상태의 물을 손에 넣은 것은 아니다. 아직은 축배를 들 때가 아니다.
/세티코리아 조직위원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