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쇼트트랙 게이트’로 시끄럽다. 여자 쇼트트랙 팀내 폭행사건으로 국가대표에서 퇴출된 올림픽 3관왕 왕멍(26)은 곧 기자회견을 열어 ‘흥분제 복용’ ‘포상금 배분’ 등의 흑막을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을 쫓아낸 국가체육총국과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왕멍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에서 “진실을 보도할 용기가 있는 매체는 기자회견에 참여해달라.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다시 웨이보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왕멍이 기자회견을 강행할 지 여부는 현재로서 불투명하다. 국가체육총국과 자신이 속해 있는 헤이룽장(黑龍江)성 체육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자회견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서는 높다.
한 지인은 “기자회견은 안 열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다혈질’인 왕멍이 이번 중징계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쇼트트랙 대표팀 운영의 흑막을 밝힐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 왕멍은 지난 4일 대표팀 퇴출, 국내외 대회 출전 불허 등의 중징계가 내려진 후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감독이 먼저 폭행했다.”고 주장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왕멍은 일단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충돌 과정에서 정서가 격양됐었다.”면서 “확실히 나의 문제해결 방식이 옳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실망시켰고, 대중의 우상에서 부정적 인물의 전형으로 전락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늦게 숙소에 복귀한 것도 잘못했고, 감독을 때린 것도 잘못됐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왕멍은 당시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먼저 폭행했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에게 과도한 징계가 내려졌다는 점을 은연중 강조하기도 했다.
왕춘루(王春露) 감독과 방에서 대화하던 중 왕 감독이 먼저 욕을 했고, 폭행도 먼저했다는 것이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무방비 상태로 폭행당했다고도 했다.
왕멍은 지난 달 24일 전지훈련지인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술을 마시고 밤 늦게 숙소에 복귀했다가 이를 나무라는 왕 감독 등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중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