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공부보다 아르바이트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세태다.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하루 두세 시간씩 근무하는 것이 보통이며, 오토바이 배달업체에 취업하는 경우도 흔하다. 요즘 같은 방학철이면 위험을 무릅쓰고 한밤중의 대리운전에 매달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 중고생들에 대한 과외지도가 보편적이던 과거에 비해 분야가 다양해진 것은 다행이지만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인터넷 댓글 형태로 상품을 선전하는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다. 기업들이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리려는 마케팅 수단에 대학생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사이트를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제품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거나 개인 블로그에 상품홍보 콘텐츠를 게시하는 것이 주요 업무라고 한다. 기업들의 얄팍한 마케팅 방식이 내키지는 않지만 돈을 벌려면 어쩔 수 없이 거기에 따라야 하는 신세다.
그러나 보수로 따져도 시간당 대략 5000원 안팎이어서 어차피 아르바이트로는 등록금이나 생활비 조달이 빠듯할 수밖에 없다. 한 달에 50만~60만원, 설령 두 탕을 뛴다 해도 100만원 남짓에 그치므로 자기 힘으로 등록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애당초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겨우 용돈으로나 충당할 정도다. 대부업체에서 급전을 빌렸다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신용불량자로 분류되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이니만큼 목돈을 벌겠다며 엉뚱한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 경우도 없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 대학생들이 무리한 다단계판매에 뛰어들거나 심지어 범죄행위인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더러는 성인 유흥업소에 도우미로 취직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등록금을 마련하겠다고 들어섰다가 결국 탈선하게 되는 ‘막장 아르바이트’의 본보기다.
방학내내 푼돈이나마 벌지 않으면 안되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딱하기만 하다. 다른 친구들은 어학공부와 자격증 취득에 버젓이 배낭여행까지 떠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젊은 시절의 고생은 돈을 주고도 얻을 수가 없는 법이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스스로 경험을 쌓고 독립심을 키워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경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