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럽파 중 가장 일찍 시즌을 맞은 선수는 기성용이다. 소속팀 셀틱이 몸담고 있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이미 지난달 24일 개막했다. 기성용은 하이버니안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장기인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올리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7일 열린 2라운드에서도 선발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지역 언론들로부터 8점의 고평점을 받았다.
2010년 1월 셀틱에 입단, 세 번째 시즌을 맞는 기성용은 이제 팀의 확실한 주축으로 올라섰다. 첫 시즌 때만 해도 수비력에 문제를 노출하며 벤치를 오갔지만 근육을 키우고 수비 훈련에 매진하며 정상급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부임 초기만 해도 기성용에 반신반의했던 닐 레논 감독은 이제 든든한 지지자가 됐다.
유럽에서 인정받는 강력한 킥과 정교한 패스에 수비력까지 업그레이드된 기성용은 이제 더 큰 무대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기성용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위권 팀인 토트넘이 기성용을 원한다는 보도가 9일 나오기도 했다.
기성용 영입 작업은 이미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한국인 선수를 원하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리스트에는 기성용의 이름이 가장 먼저 올라가 있다. 현재 기량뿐 아니라 만 22세에 불과해 장래성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셀틱은 기성용을 원하는 팀들이 제시해야 할 최소 이적료로 800만 파운드를 매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로 약 140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역대 한국 선수 중 최고 이적료는 2005년 박지성이 PSV 아인트호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갈 당시 기록한 600만 유로(당시 약 74억원)다. 일본의 경우 나카타 히데토시(은퇴)와 혼다 케이스케가 이미 100억원이 넘는 이적료를 기록했지만 한국 선수는 아직 100억원의 고지를 넘지 못했다.
현재 기성용은 이적보다는 셀틱에 더 잔류한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절호의 기회가 왔을 땐 한국인 최초로 100억원의 사나이가 되며 잉글랜드 무대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