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과학이다. 미시적으로 들어가면 환율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비과학적인 접근을 하면 상당히 심각해진다. 만약에 그것이 한 국가의 경제 정책이면 그 나라는 쪽박을 차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굳이 저 멀리 유럽의 포르트갈이나 그리스로 눈을 돌려 예로 들 필요도 없다. 태평양 바로 너머 미국의 상황만 봐도 현실은 명확해진다. 너무나 비과학적인 자세로 달러를 마구 찍어낸 덕에 세계 기축 통화의 꼴이 영 말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곧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아니 미국이 차제에 의도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을 반납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도 속출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별로 대단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할 경우 격세지감을 느낄지 모르나 1달러 당 8.2 위안 전후였다. 중국 경제가 지금처럼 쾌속항진을 하지는 않았으니 그게 당연했다.
그러나 새 천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상황은 반전했다. 중국 경제가 자신들이 자랑하는 고속철도처럼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자 위안화 역시 위상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1 달러 당 8 위안과 7 위안을 돌파하더니 지금은 중국 경제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여긴 6.5 위안까지 무너뜨려버렸다. 모두가 미국이 비과학적인 자세를 견지한 탓이다.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미국에게 과학적인 이성을 기대하기는 진짜 힘들 것 같다. 그렇다면 향후 환율 전망은 분명해진다. 외환보유고 3조2000억 달러, 미국 국채 1조1000억 달러를 보유 중인 중국 위안화의 몸값이 더욱 급등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인가. 초등학생 정도의 지적 수준만 있어도 알 수 있을 듯하다. 조만간 1 달러 당 6 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한마디로 인민폐의 대표 모델인 마오쩌둥이 달러의 대표 모델인 워싱턴의 머리 위에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이 점에서는 일본 엔화나 유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엔화의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가 워싱턴을 향해 비웃음을 날리더라도 미국인들은 이를 감수해야 한다. 왜? 그게 과학에 근거한 경제 논리이니까. 물론 한국 원화는 ADHD 증후군을 앓는 아이마냥 엉뚱하게 폭락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한국의 비과학적 현실을 배제한 채 현재 상황을 과학적으로 냉철히 분석하면 향후 위안화가 달러 대신 세계 기축 통화로 올라설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위안화에 자신의 얼굴을 집어넣는 것을 우상화라면서 수차례에 걸쳐 반대한 마오쩌둥조차 깜짝 놀랄 일이 아닌가 싶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