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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탓 말라

짧은 휴가를 끝나고 다시 직장으로 나가면서 다들 한숨을 쉰다. “그냥 이대로 안 나가면 안 될까”라고 말하는 그들의 속을 캐내면 대부분은 사내 인간관계 트러블, 그 중에서도 주로는 ‘상사가 꼴 보기 싫어서’다.

회사 다니면서 상사 밉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으랴. 성질 나쁜 나 역시도 소싯적에 그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상사에 대한 뒷담화는 팀워크와 스트레스 해소에 지대한 도움이 되었다. 그러다가 그게 일상이 되면 어느덧 자신이 그 덫에 빠지는 법. 적극적으로 상사의 못난 점, 실수한 점만을 찾아다니니 인간이 점차 어둡고 부정적이 됐고 사람들에게 ‘입바른 소리’는 어느덧 불평불만으로 비치게 됐다.

게다가 ‘안티’ 역할에 충실하다가 지조 없게시리 하루아침에 그 상사에게 살랑거릴 수도 없는 노릇. 행여 그 상사가 좀 괜찮아지거나 혹은 내가 그를 필요로 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주변에 뱉어낸 말이 있으니 쉽사리 전향(?)도 못한다. 내 발등 내가 찍는 꼴.

또한 그 당시 가장 치졸했던 부분은 상사가 나에게 물리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까지도 뒷담화를 했던 일이다. 가령 업무지시를 제대로 안 한다든가, 책임전가를 한다든가, 매일 쓸데없는 야근을 한다든가 할 때에 분노하는 건 그렇다고 쳐도 나를 직접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일이 아닌 그의 취향이나 습관, 심지어 생김새나 사생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거는 정말 아니었다.

또한 부하인 내게 곤란과 해를 끼치는 일을 습관적으로 반복했다면 그런 습관성 행동들을 사전에 예측해서 내가 곤란하지 않도록 ‘대처’할 궁리를 하면 되었을 텐데 나는 되려 상사가 실수나 잘못을 하도록 일부로 그대로 놔두면서 뒤에서 ‘거봐라’라며 뒷담화만 하거나 조금 머리가 커서는 속으로는 경멸하면서 겉으로는 그를 되려 ‘키우려’ 들었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무능하고 짜증나는 상사의 얼굴을 봐야 해서 괴롭다면? 내가 그로 인해 곤란한 일만 안 생기도록 내가 잘 대처해서 나를 지켜내면 될 뿐이다. 왜냐, 난 상사와 달리 유능하니까.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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