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든 방면에서 중국의 기세는 놀랍다. 우선 22일까지 5박6일 동안의 방문 일정을 마감한 조지 바이든 부통령을 맞이하는 자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이제는 중국이 동양의 병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시위하는 자신감이 후진타오 국가주석 겸 총서기를 비롯한 지도자들의 언행에서 읽혔다.
심지어 중국에서 가장 낙후할 뿐 아니라 2008년 대지진의 참상을 입은 원촨(汶川)은 웬만해서는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당당하게 속살을 보여줬다. 심지어 쓰촨 대학에서는 미·중 관계 발전 전망에 대한 강연을 하도록 배려했다. 자신감이 넘쳐도 너무 넘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의 기세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4일 중국을 방문하면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재정 위기로 인해 단체로 헤매고 있는 유럽연합의 리더 국가인 프랑스 정부 수반이 중국을 방문하는 목적은 너무 빤하다.
넘치는 달러를 조금이나마 풀어 위기를 막아달라는 부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에 속한다. 조금 더 지독하게 말하면 천하의 유럽연합이 한때의 최 극빈국 중국에 구걸을 하러 간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경제 분야에서의 위상은 경악 그 자체라고 해야 한다. 저우추취(走出去)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해외 투자는 누적 금액 1조 달러를 조만간 넘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 자본 시장까지 정체가 아리송한 차이나 머니 또는 왕서방 자본에 휘둘리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의 고임금을 피해 동남아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사실까지 들먹이면 그야말로 금석지감이 따로 없다.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한국을 비롯한 외국의 투자 유치에 목을 맸던 중국인들이었으니 말이다. 국제 정치, 경제 방면뿐만이 아니다. 최근 진수에 성공한 항공모함인 바랴그호, 스텔스 전투기의 존재, 유인 우주선의 발사 성공 등은 미국의 세기가 이제는 끝났다는 단정을 내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진짜 과연 이 말대로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많이 찍힌다.
우선 각 방면에서 질서가 잡혀 있지 않다. 예컨대 정치에서는 여전히 소수민족과 반체제 인사들이 두드러지게 탄압을 받고 있다. 경제에서는 수출품이 여전히 싸구려라는 인식을 벋지 못하고 있고 짝퉁천하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장이 무척이나 어지럽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진짜 미국을 대체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답은 부정적으로 나온다. 결론적으로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세계 경제가 당분간은 더 고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단정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