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욕심이 무한대인 인간의 본성은 자본주의의 본질에 가깝다. 사회주의를 강제하지 않으면 자본주의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특별히 그 사회의 도덕적 수준이 높지 않는 한 이게 독일의 막스 베버가 그토록 경계한 천민자본주의로 흘러가기 쉽다는 데 있다.
이미 사회주의라는 옷을 벗어던진 중국도 이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유대인과 함께 지구촌에서 가장 자본주의에 어울리는 민족이 중국인인데다 도덕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요즘 상황을 보면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조차 민망할 정도로 너무 광적인 물신주의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대로 가다가는 봉건노예 제도 사회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올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몇몇 사건을 들여다보면 이 단정이 과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한 환경 미화원이 길거리에서 용변을 보려는 개를 제지했다. 그러자 개 주인인 젊은 재력가 여성이 그에게 “내 강아지는 너보다 몸값이 더 비싸. 너는 짐승이고!”라는 폭언을 다짜고짜 건넸다고 한다.
비슷한 시간 인근 저장성 항저우에서도 젊은 20대 초반의 청년이 사고를 쳤다. 그는 빨간 스포츠카를 몰면서 페라리, 포르쉐와 함께 도심의 광란을 벌였다. 그러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그는 그러나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친구들과 “돈이면 다 된다”면서 희희낙락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경찰들도 사고 조사에서 이들을 두둔했다는 사실이다. 이러니 돈이 없다고 환자 치료를 거부하는 의사, 자식을 앵벌이로 내모는 멀쩡한 부모들이 존재하는 것이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천민자본주의 현상의 만연을 보여주는 화룡점정은 누가 뭐래도 얼마 전 외신에까지 보도된 재벌과 결혼하는 노하우를 가르치는 여성 전용 학원의 존재가 아닌가 싶다.
중국 경제는 지금 외견적으로는 독야청청이라는 말이 부럽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민폐가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기가 찰 분위기를 다잡지 않는 한 경제가 잘 나가면 나갈수록 천민자본주의의 만연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언젠가는 호되게 홍역을 앓아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 경우 중국 경제는 엄청난 벽에 부딪히지 말라는 법이 없다.
더불어 세계 경제는 차이나 리스크로 다시 한 번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비슷한 천민자본주의 국가인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천민자본주의가 이대로 굴러가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제 분명해지는 것 같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