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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나는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살아 한국의 교육실정에 대해 무지한 편이다. 그저 친지와 주변 엄마들로부터 전해 듣는 살벌한 얘기들만 남 이야기인 것처럼 한 귀로 듣고 흘려왔다.

그런데 내게도 아이가 생겨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미취학 아동이 돼 내 고민은 ‘보육’에서 ‘교육’으로 옮겨가게 됐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영재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어째 교육에 관한 한 ‘이렇게 하겠다’라기 보다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것만 많아졌다.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 첫째. 휩쓸리지 말자. 나는 일을 하는 엄마이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아이 엄마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두 돌이 채 지난 시점부터 이미 내 귀에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조기영어교육, 문화센터 강좌, 화제의 전시회. 지성과 감성의 발달에 좋다며 ‘필수’라고 한다.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 둘째. 비교하지 말자. 묻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금액적으로 무리하더라도, 조금 멀더라도 고가의 영어 유치원을 추천했다. 한 엄마는 지난봄에 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입학시켰는데 불가피하게 차를 고급수입차로 바꿔야만 했다고 한다. 아이를 데리러 오는 엄마들끼리 은연중에 경쟁을 하게 된다며 국산 자동차면 애가 기죽는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한국에서 선망받는 ‘양질의 교육환경’이란 말인가.

나는 그 어디를 둘러봐도, 그 어느 어른들의 커뮤니티에서도 교육에 관한 한 상식과 희망을 들을 수가 없었다. 다들 문제가 있는 건 알면서도 ‘어쩔 수 없지’라며 대세의 흐름에서 낙오될 것을 더 두려워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현 교육감에게 투표를 하고 그의 방향성과 정책, 가치관을 죽 따라가면서 드디어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그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도덕성 논란은 상대적인 개념이니 입만 아플 뿐이고 2억원의 의미를 규명하는 것은 법정이 냉엄하게 하면 된다. 그 사이 그저 나는 그분이 내게 준 ‘선의’를 기억하며 이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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