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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여자의 죄의식

마음에 계속 맴도는 사연이 있다.

한 여성이 결혼 상견례를 앞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부모님이 황혼이혼을 한 사실을 남자친구 부모님께 아직 안 말해서였다. 상견례 전에 이걸 어찌 말할까 고심하는데 남자친구는 결혼 후 천천히 말할 생각이고 보수적인 부모님이 행여 색안경 끼고 볼까 여자친구의 모습을 다 보여준 후에 알리고 싶단다.

기왕이면 축복받는 결혼을 하고 싶지만 예비신부는 고민이 많다. 숨겼다가 나중에 알게 되면 시부모님이 더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남자친구가 아무리 자기가 알아서 처리한다 해도 그녀의 마음의 짐은 좀처럼 지워지지가 않았다.

‘그 문제에 대해 떳떳하다면 당당하게 털어놓아라. 진실은 어차피 알려지고 거짓말을 위한 거짓말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조언하면 쉽다. 허나 이건 원론에 불과하다. 이 문제는 ‘진실을 말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시댁공포증’ 과 ‘이혼가정 콤플렉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댁이 내 상황을 편견 없이 이해해 주시겠지,라고 하는 일말의 기대도 따지고 보면 시댁이라는 권위에 대한 두려움의 반증이다. 호통과 갈굼이든, 이해와 선처든, 결국 저 위에서 내려지는 것을 긴장하며 기다릴 뿐이다. 고로 내 아들이 고른 여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판결할지에 대한 모든 권한이 시부모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한 언제 이 사실을 토로하느냐는 의미를 잃는다. 언제 고백하든 누가 고백하든 요행을 바랄 뿐이다.

가장 서글픈 지점은 이런 권위를 정당화시켜주는 논리는 ‘남자(아들)가 여자(며느리)를 먹여 살리니까(우린 발언권이 있다)’인데 문제는 요새 여자들은 남자가 자신을 먹여 살려주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 자립한 여자들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왜 내가 무슨 죄인이라고 지레 숙이고 눈치보고 미안해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하긴 매해 명절 때마다 나오는 명절증후군 기사들의 구태의연함 - 여자들 힘들다, 남자들은 좀 이해하고 도와라, 친정도 챙기자,에서 볼 수 있듯이 여태 그 방면의 의식만큼은 참 달라진 게 없다. 그리고 황혼 이혼? 그것도 능력이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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