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자칫 치킨게임이 될 줄 알았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재미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애초 아마추어 발굴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프로들의 경연이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고, 그게 자연스럽게 가요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세대로 갈렸던 가요계가 실력본위와 장르, 시장의 차별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배후에 노래방 문화가 있다. 이제 노래는 더 이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누구나 직접 부르고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노래방은 유희의 장이자 꿈의 공장이며, 아마추어 가수들의 산실이었다.
초기 서바이벌이 아마추어의 도전장이었다면 지금 대세는 프로들의 실력겨루기다. 실력 없는 가수가 설 무대는 없다. 보컬들의 경연, 기성 가수들의 대결은 단순 카타르시스를 넘어 진정한 음악성만이 어필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일깨운다.
정치가 보고 배울 점이다.
#책 읽는 소리가 듣기 좋구나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며, 참지 못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다. 지난 시대의 위대한 임금들은 이러한 마음이 있기에 위대한 정치를 펼칠 수 있었다.”
깊은 밤 규장각에서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를 따라 걸어온 정조는 검서관 이덕무의 귓전에 지엄하게 분부한다.
“책 읽는 소리가 듣기 좋구나, 좀 더 큰 소리로 읽어라.”
“상대방의 아픔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으려면 자신도 그처럼 아파 본 적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이덕무는 더 이상 읽어나갈 수 없었다.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주상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임금과 신하로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던 정조와 이덕무는 진정한 친구였다. 스스로 간서치看書痴라 뇌까렸으되 이덕무는 결코 책만 보는 바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안소영의 는 2011년 ‘원 북 원 부산’ 도서로 선정되었다.
/‘유쾌한 420자 인문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