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51) KIA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깜짝 카드를 내세웠다. 소방수 한기주(24)를 선발투수로 전환했고, 김진우(28)를 중간 또는 마무리로 기용할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두 투수를 가동해 기대감을 높였다.
두 투수는 2001년 KIA가 창단 이후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김진우는 2002년 입단 시 계약금 7억원, 한기주는 2006년 10억원을 받았다. 당대 으뜸 투수였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대우였다. 명가 해태를 이어 KIA 중흥기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김진우는 뛰어난 재능에도 사생활 때문에 주저앉았다. 한때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해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에 시달렸다. 잦은 팀 이탈로 인해 결국 2007시즌 도중 임의탈퇴로 야구계를 떠났다.
한기주는 입단 당시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었고 선발투수 적응을 못했다. 후반기 중간투수로 맹활약을 펼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지만 이후 절대적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2009년 우승할 때도 일등공신은 아니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장기 공백기를 가졌다. 어찌 보면 두 투수는 황금팔이 아니었다.
두 투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김진우는 지난 6월 4년만의 1군 복귀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백기 후유증인지 구위가 예전과 달랐다. 기약없는 2군행과 80여일 동안 구위와 몸을 만들었고 이번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19개월의 재활을 마친 한기주 역시 7월 소방수로 복귀했으나 완벽하지 않았다. 소방수로 자주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번에 아예 보직을 바꿔 선발투수로 기회를 잡았다. 윤석민 서재응과 함께 선발축으로 기대받고 있다.
KIA는 돌아온 두 황금팔에 가을무대의 운명을 걸게 됐다. KIA 마운드는 두 투수의 활약 없이 가을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KIA 팬들의 바람이야 화려한 부활과 가을의 기적일 것이다. 두 황금팔의 동반여정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궁금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