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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베스트셀러 작가

전업 글쟁이가 된 이후로 서점에 가면 무척 긴장을 한다. 내 자식이라 할 수 있는 내 책들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책이 보여도 내가 원하는 매대에 있지 않거나, 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전혀 독자가 같을 수 없는 다른 책들과 뒤엉켜 있을 때 난 시무룩해진다. 더 나아가 아예 눈에 안 보여서 겨우겨우 마음먹고 서가에서 한 권 찾아내면 아, 정말 서럽다.

‘신간’ 딱지 붙이고 있을 때는 그나마 신간 매대에 일단은 잠시나마 깔리지만 한 주만 지나도 처음 나란히 시작한 책들의 운명은 제각각 갈라지는 것이다.

하여 출판사들은 기를 쓰고 일단 초반에 기선잡기에 혈안이 된다. 노력이 과하면 역시 반칙도 생긴다. 일부 출판사들이 초판 사재기를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저자로서 솔직히 화가 나지만 동시에 전직 마케터로서 약간 부러운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하여 나는 예전에 한 번 말을 슬쩍 돌려서 모 출판사 이사님을 떠본 적이 있었다. “소문을 듣자 하니 누구누구는 그런 식으로 초반에 띄우기 한다면서요?” 행여 나한텐 말하지 말고 뒤에서 좀 알아서 안 해주실까 하는 불순한 의도에.

허나 평소 완전 순둥이신 그분, 발끈하며 "저희 출판사는 그런 양아치 짓 안 합니다. 책의 생명력을 믿으니까요”라고 대답하셔서 나를 부끄럽게 했다.

자랑을 좀 하자면 지금 내 소설은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선반 위에 넉 달째 올라가 있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는 믿기지 않는 인생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운인지 생명력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현실은 내게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열정을 주었다. 한편 모 재벌의 자서전이 사재기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풍문이 들렸다. ‘도전’과 ‘열정’이라는 단어는 개개인에게 참 다른 개념이구나, 싶었다. 그렇게라도 베스트셀러 작가 되심을 축하한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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