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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성상납 요구 거절 밉보여 신인가수 목숨 끊는 나라

관행이라는 말이 있다. 나쁜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말이다. 그러나 솔직히 이 관행 없는 사회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법치 국가 미국에도 관행이 있을 정도이다. 정치 헌금을 많이 할 경우 행정부의 요직을 주는 경우가 그렇다. 매관매직이나 이런 관행이 미국에서는 거의 성문법처럼 인정받고 있다.

중국은 더하다. 한나라 때에는 아예 매관매직이 국가 정책이기까지 했다. 천하 명문 ‘자허부(子虛賻)’로 유명한 사마상여(司馬相如) 역시 이렇게 관직에 오른 적이 있다. 집안 친인척의 돈을 싹싹 긁어 미관말직을 얻었다고 사마천의 ‘사기’는 기록하고 있다. 이 관행을 중국에서는 첸구이저(潛規則)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물밑에 숨어 있는 규칙이니 관행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해야 한다.

첸구이저는 중국의 모든 곳에 있다. 예컨대 문화, 학술계에서는 책과 논문 대필, 경제계에서는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정관계에서는 뇌물 금고 보유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하다못해 병원에서도 존재한다.

첸구이저를 무시하면 횡액을 당하기도 한다. 병원의 사례를 들어보면 간단하다. 잘 봐달라고 의사나 간호사에게 사례금을 주지 않았다가 엉뚱한 곳이 수술용 칼에 의해 열리거나 붕대가 풀리는 황당한 횡액을 당하는 환자들이 지금 중국에는 적지 않다. 연예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신인 여성 연예인을 예로 들어보면 간단해진다.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성상납을 거부했다가는 잘 나가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최근 한국의 슈퍼스타K 비슷한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해 일약 신데렐라가 된 쉬양리(許陽麗)라는 신인 기수가 목숨을 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아직 그녀가 세상을 버린 이유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대략 짐작해볼 수는 있다. 성상납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탓이다. 첸구이저를 거부한 데에 따른 심적 부담, 주변의 압력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짐작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횡액은 그녀만 당한 것이 아니다. 수년 전 연예계의 성상납 첸구이저를 폭로한 강위(姜鈺)라는 배우는 아예 퇴출의 비운을 겪어야 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중국 사회 곳곳에서는 첸구이저라는 이름하에 온갖 비리와 부조리가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타파하려는 절실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도 결정적 순간에는 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미국과는 분명 다르다. 왜 중국이 G2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진정한 선진국으로 대우 받지 못하는 지는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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