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허남영(46.가명)씨는 얼마 전 인터넷 주식 전문사이트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하고 가입했지만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주식전문가 A씨의 주가조작에 이용당하고 말았다.
당시 주식전문가라 자처한 A씨는 증권사이트 유료회원들에게 “M사가 대형호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를 믿고 유료회원들은 평소 거래가 많지 않던 M사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했고, 덕분에 주가는 껑충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주가가 고점에 이르자 주식전문가 A씨는 보유주식을 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고 사라졌다. 이후 M사의 대형 호재가 허위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결국 허씨를 비롯한 유료회원 모두 손실을 보고 말았다. 허씨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주식전문가라 믿고 투자했다가 완전히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A씨 10만원으로 1억 번 사연은?”·“천기누설, 곧 날아갈 주식 대공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주식정보사이트 광고들이다.
정보력에서 뒤지는 개미투자자들은 소액투자로도 큰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는 이런 사이트들에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증권사이트들중 일부가 사실은 주가조작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난달 활동 중인 증권사이트 683곳을 조사해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이트에서 불공정거래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됐다. 사이트 운영자와 증권전문가, 일부 회원 등이 짜고 특정 종목 매수를 추천해 주가를 띄운 후 차익매도를 한 정황이 적발되기도 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증권사이트는 투자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순기능도 하지만 주가조작 세력에게 악용되기도 한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이런 사이트들의 상당수는 수십만원대의 월 사용료를 받고 있으며, 1000만원 이상의 이용료를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 사용료가 50만~100만원인 사이트는 298곳으로 전체 조사 대상의 82.8%나 됐고, 100만∼1000만원인 사이트가 8곳이었다. 이 중 1곳은 월 사용료가 1000만원 이상인 초고액 사이트도 있었다. 50만원 미만인 사이트는 14.6% 에 불과했다.
일부 사이트는 회원들에게 특정 증권사 계좌 개설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가입 고객 수를 늘리고자 증권사이트와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회원 수로 보면 1000∼1만명인 사이트가 98곳(39.2%)으로 가장 많았다. 100∼1000명인 사이트는 63곳(25.2%)으로 그 뒤를 이었다. 회원 수 10만명 이상인 사이트도 8곳(3.2%)이나 됐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유명 증권방송 사이트일수록 사용료가 높은 편이다. 같은 사이트 안에서도 일반 회원과 VIP 회원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