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중국어로는 ‘메이유부산더옌시(沒有不散的宴席)’, 즉 끝나지 않는 잔치가 된다.
지금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나는 미국인들의 시위를 보면 이 말은 불후의 진리라고 해야 한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을 듣던 영국을 대신해 100여 년 동안 세계의 패권을 좌지우지한 나라가 지금은 극빈자 4500만 명을 보유한 처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으니까 말이다.
요즘 중국은 정말 잘 나간다. 과거에는 동아시아의 병자라는 놀림을 받았던 서구 각국들로부터 경제 지원과 관련한 온갖 러브콜을 다 받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미국이 지난 100여 년 동안 향유한 지위는 곧 중국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외면적인 모습도 좋다. 굳이 최근 잇달아 올린 각종 과학 쾌거나 군사력, 3조20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 등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1994년 이래 무려 17년 동안 매년 평균 2000억 달러 이상 무역 흑자를 올린 사실만 거론해도 중국의 위용은 잘 느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저주를 피해갈 길은 없을 것 같다. 이 사실은 경제 분야에서 만큼은 더 확실해질 개연성이 크다. 우선 수출이 심상치 않다. 올해 500~1000억 달러로 흑자가 대대적으로 축소된 다음 내년에는 적자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 전망이 아니라 상무부 부부장을 지낸 웨이젠궈(魏建國)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비서장이 17일 한 말이므로 신빙성이 크다. 성장률도 심상치 않다. 내년 8%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가 되고 있다.
각론으로 들어가도 상황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상인인 저장성 원저우의 중소기업가들이 야반도주하는 게 유행이 될 정도로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 게다가 그동안의 경제 성장을 지탱한 부동산 경기 역시 냉랭하다. 또 근로자들의 임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중국 경제는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의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 대학 교수가 최근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고 한 것은 괜히 중국을 흠집 내기 위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중국이 정말로 연착륙이라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한국은 심각해진다. 1997년과 2008년 때의 금융 위기보다 더 혹독한 경제 겨울을 맞이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대비하면 충격은 덜할 수 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중국의 경제 현실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경각심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