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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여자들간의 거리

요새 여자들은 남자와의 관계 못지 않게 여자들간의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가령 한 회사에 몰려다니는 친한 여직원 그룹이 있었는데 그 중 막내뻘 되는 여직원이 몰래 사내연애 후 깜짝 결혼발표를 하게 됐다고 한다. 나머지 멤버들은 “이럴 줄 몰랐다, 네가 어떻게 우리에게 그간 숨길 수 있었느냐?”라며 ‘배신자’라 낙인을 찍으며 으르렁댔다. 공과 사의 분리보다는 ‘사’의 공유가 그녀들에겐 의리의 징표였던 셈이다.

“너 그딴 식으로 살면 안 돼” 혹은 이렇게 ‘언니’의 마음으로 타이르는 선배들도 많다. 글쎄다, 내가 먼저 조언을 구한 게 아니라면, 나라면 그런 언니 둔 적 없다고 할 것 같다. 공감을 중요시하며 타인을 향한 포용력이 여성 특유의 장점인양 우리는 얼마나 지겹도록 들어왔는가.

하지만 그 의미가 주객전도가 되어 ‘우린 당연히 동질감, 유대감을 느껴야만 해’처럼 관계의 절대성을 따지기 시작하면 그 조언은 상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함이라기보다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그래 놓고 “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라며 의로운 척 마무리를 짓지말라.

몇 해 전 한 선거철 때 한 여성후보가 종종걸음으로 뛰어와 전단지를 나눠주며 “여성후보, 아무갭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뛰겠습니다”라며 아이 손 잡고 분주히 길을 가던 내게 어필했던 적이 있었다. 순간 몹시 불쾌했다. 엄마와 여자라는 공통 분모만으로 흔쾌히 표를 던질 만큼 내가 상대에게 단순하고 멍청해 보였던 말인가.

표면적인 공통점이 있다 해서 급 호감이 되는 건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같아 보여도 속은 이렇게 다를 수 있다고 깨닫는 순간, 진정한 연대를 위한 가장 겸허한 노력이 시작될 수 있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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