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들이 잘 쓰는 말 중에 당나라 군대라는 것이 있다. 오합지졸을 일컫는다.
이런 중국 군대의 이미지는 한국인들에게만 각인된 것이 아니었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조롱 대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전쟁 때 고량주를 잔뜩 마신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달랑 방망이 수류탄 몇 개만으로 무장한 채 한국군과 유엔군을 상대한 것이나 최근까지 인민해방군의 무기 중에 짝퉁이 많았다는 사실은 분명한 진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인민해방군의 무기 중에 아직도 짝퉁이 없는 것은 아니나 거지 군대라는 말은 천하의 망발이라고 해야 한다. 우선 인민해방군은 그동안 언감생심이었던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모함을 최근 실전 배치했다. 젠(殲)-20과 바랴그 호가 주인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즉각 스타워즈용으로 전환 가능한 우주 정거장 모듈 톈궁(天宮) 1호의 발사에도 성공했다.
핵전력 역시 가공할 만하다. 작전 배치한 175기를 비롯해 총 240기 내외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둥펑(東風) 31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정거리가 1만3000킬로미터로 미국 플로리다 주까지 사정거리로 두고 있다.
현재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나라는 단연코 미국이다. 지상군 한 명 파견하지 않고 무인 공격기로 카다피를 제거한 능력을 자랑한다. 이 정도 되면 한때 거지 군대로 생각했던 인민해방군에 대해서는 눈 하나 깜빡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마치 불이 난 호떡집 주인처럼 호들갑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보도되는 인민해방군의 전력 증강 소식에 깜짝 놀란 듯하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진 아세안 10개국 국방장관과의 집단 회동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중국해의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대립 중인 아세안과 손잡고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의중이 분명히 읽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속도를 내게 될 경우 미국의 이런 행보도 빨라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태산 같이 의연해야 할 천하제일의 미군 지도부는 앞으로 발에 땀이 날 만큼 바쁘게 될 것 같다.
/중국전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