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오늘은 유엔이 정한 ‘70억 인구의 날’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은 얼마 전 발표한 ‘2011 세계인구 현황’ 보고서에서 오늘로 세계 인구가 7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 1초에 2.5명, 1분에 150명씩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는 흐름을 감안하면 2050년에는 106억 명, 2100년에는 150억 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구상의 70억 번째 아이는 누구일까. 정확하게 70억 번째 아이가 언제 어디서 어떤 성별로 태어날지를 맞추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 아동인권운동 기구인 ‘플랜 인터내셔널’은 그래서 인구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인도, 그 중에서도 인구 밀도가 제일 높은 북동부 지역 우타르프라데시아주(州)에서 태어나는 여자 아이를 70억 번째 아기로 공인하기로 했다.
새 생명의 탄생은 분명 축복이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는 걸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게 지구의 현실이다. 지구의 생태 시스템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UNFPA가 인구 증가가 식량난으로 인한 기아, 물, 자원 에너지 부족 및 환경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80%가량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것은 물론 당장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빈곤과 기아에 시달리고 자라서는 참혹한 노동 현장으로 떼밀려 간다.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10억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먹을 물이 없어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매년 5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과연 100년 후에도 지구는 ‘살기 좋은’ 땅으로 남아 있을까. 우리나라나 일본, 유럽처럼 경제 동력 부족과 고령화 등으로 저출산이 걱정인 나라도 있지만, UNFPA는 세계적으로 가족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구 70억 명 돌파는 축복인 동시에 위기를 알리는 신호와 같다. 세계 모든 나라가 적정 인구의 유지, 자원 고갈과 환경 문제 등의 불안을 해소할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