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첫 우주 도킹에 성공하면서 우주 강국 대열에 성큼 다가섰다.
중국 우주당국은 3일 오전 2시47분(한국시간) 무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의 도킹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즉각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지상 343㎞ 상공에서 이뤄진 선저우 8호와 톈궁 1호의 도킹은 허용 오차가 18㎝밖에 안 되는 초정밀 우주과학 기술을 필요로 한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이를 성공, 전 세계에 ‘우주 굴기(우뚝 섬)’를 과시했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온 우주정거장 시대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우주 개발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미·러 재정난으로 주춤하는 사이 '우주굴기' 과시
미국과 러시아가 재정난으로 우주 개발을 축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경제성장을 통해 마련한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우주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최근 10년 새 이룬 성과는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2003년 첫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 5호 발사에 성공해 양리웨이(楊利偉)라는 우주인을 처음 배출했는가 하면 2008년에는 선저우 7호를 발사해 우주인을 우주선 밖의 공간에 내보내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특히 선저우 8호와 톈궁 1호의 이번 도킹 성공을 시작으로 톈궁2·3호를 잇따라 발사해 2020년에는 독자적인 국제 우주정거장을 운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달 탐사 분야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중국은 수년의 준비 끝에 2007년 10월 최초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嫦娥)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달 표면 사진 등 각종 과학자료 수집에 성공했다. 이달 중 중국이 러시아와 공동으로 첫 화성 탐사선인 잉훠(螢火·반딧불)를 발사하기로 한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 나로호 실패 한국도 전담부서 필요
우주 강국으로 비상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은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이뤄졌다.
일등공신은 ‘921 공정’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1992년 9월 21일 당시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주도로 3단계 계획을 수립했다. 일단 우주인을 우주로 보내고, 우주공간에서의 도킹 및 우주인의 우주 체류, 세 번째 단계로 우주 장기 체류를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톈궁 1호와 선저우 8호의 도킹 성공으로 중국은 2단계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폭발을 지켜본 한국은 세계 강국에서 우주 강국으로 질주하는 중국이 부러운 처지다. 카이스트(KAIST) 항공우주공학과 이인 교수는 “중국은 2020년 우주정거장 건설을 통해 미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우주 과학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뻗어 나아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지원, 핵심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실험과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우주개발 전담부서 마련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