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2일. 우리 국회는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기며 부끄러운 역사를 썼다.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최루탄이 터진 것. 물론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미 FTA 안건 처리는 뒷전이었다. 한나라당이 기습처리로 비난을 받아야 하는데 온통 관심은 최루탄이었다. 상상도 못할 일이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가 경악했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장본인은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 지난 4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당선된 뒤 원내 입성한 초년병이다. 운동권 전력이 있다. 그는 최루탄 투척으로 일약 전국적 지명도(?)를 갖게 됐다. 그것을 노렸을까. 최루탄은 일반인이 소지할 수 없는 불법 품목이다. 어떻게 구했는지도 궁금하다. 유야무야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출처는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사태를 외국인의 눈으로 보자. 외신들은 연일 속보를 전하고 있다. 한국의 후진성을 탓하는 기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루탄 폭파범이 기소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소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국회를 조롱한 셈이다. 외신의 눈에는 그렇게 비쳐졌기 때문이다.
예전에 쇠톱과 해머를 휘둘렀던 의원이 처벌받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의원도 기소되지 않을 것 같다는 것. 때문인지 김 의원은 이후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심정으로 거사를 단행했다고 말한다. “국회를 폭파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조할까. 김 의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은 피곤하다. 언제까지 국회 폭력사태를 보란 말인가. 몸싸움은 시정잡배 이상이다.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진정성을 읽을 수 없다. 상생은 입으로만 외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법안과 비준안을 처리하는 것이 국회 본연의 임무다. 그런데 의원들이 싸움을 하다가도 세비 인상 등 목전의 이익에는 한목소리를 낸다. 국민은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하겠다.
이제는 유권자인 국민이 나설 때다. 내년 총선도 몇 달 남지 않았다.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몇몇 조사에서도 물갈이 여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저질 국회의원은 뽑지 말아야 한다. 하물며 폭력을 행사하는 의원은 의사당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진정 유권자가 두려운 존재로 다가와야 한다. /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