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청 건륭제 때 전 세계 GDP의 40% 전후를 점유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국력이 기울기 시작해 아편 전쟁을 기점으로 전 대륙이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초절정의 극성기에 쇠퇴기의 문턱에 접어든다는 말이 있듯 국가 위상이 만월에서 반달, 반달에서 초승달처럼 점점 작아지게 된 것이다. 이어 1950년에는 전 세계 GDP를 1% 남짓 점유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한국 전쟁에는 과감히 참전했다.
지금 경제를 비롯한 중국의 여러 분야 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좋다. 아편 전쟁 때와는 달리 초승달에서 반달처럼 돼 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도 좋다. 또 전 세계 GDP 점유율도 점점 늘어나 10%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업신여기거나 도발이라도 한다면 국력이 쇠퇴했을 때도 전쟁을 결심한 중국이 가만히 있을 까닭이 없다.
최근 일부 군부와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도 이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국과 아세안 각국들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문제의 무력 해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잇달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인민해방군의 뤄위안(羅援) 소장이 이런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남이 나를 침범하지 않으면 나도 않는다. 그러나 남이 나를 침범하면 나도 반드시 침범한다.”는 말을 한 작년 10월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군부의 행보 역시 다르지 않다. 최근 군사 전략 컨트롤 타워를 인민해방군 내에 설치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또 올해 속속 취역시킨 항모 바랴그호를 비롯한 각종 첨단 무기 등은 이 행보에 더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문제는 진짜 전운이 폭발할 경우가 아닌가 보인다. 이때는 자국의 경제 위기를 비롯한 여러 이유 때문에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개입 역시 불가피하다. 대만이 위협에 처할 때 자동 개입한다는 내용을 규정한 대만기본법 2조의 원칙을 아세안에도 적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중국을 어떻게든 괴롭혀 위기 탈출을 꾀하려는 미국의 꼼수가 잠재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