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축구(MLS)는 기회의 무대다. 스포츠의 최대 시장 미국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거대한 잠재력을 지녔다. 4대 스포츠(MLB·NBA·NFL·NHL)에 비해 아직은 미진하지만 MLS는 유소년을 공략하며 서서히 인기를 확보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엔 유럽에서 활약한 유명 선수들이 황혼기를 미국에서 보내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70년대 MLS의 전신이었던 북미프로축구(NASL)에 펠레, 요한 크루이프, 프란츠 베켄바워가 왔던 것과 비슷한 움직임이다. 현재는 티에리 앙리(뉴욕 레드불스), 로비 킨(LA 갤럭시), 토어스텐 프링스(토론토FC) 등이 활약 중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는 역시 데이비드 베컴(LA 갤럭시)이다. 2007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미국 무대로 온 베컴은 MLS의 대중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축구 선수를 넘어 세계 문화의 아이콘인 베컴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구름관중을 이끌었다. 2011시즌에는 리그 도움 2위를 기록하며 소속팀 LA 갤럭시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안겼다.
하지만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베컴은 재계약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유럽으로 돌아가 현역 생활을 마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베컴이 떠나는 미국 무대로 새로운 스타가 향한다. 바로 한국이 낳은 정상급 측면 수비수 이영표다. 이영표는 5일 캐나다 현지에서 MLS의 일원인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사인했다. 밴쿠버는 MLS에 소속돼 있는 세 개의 캐나다 팀 중 하나다. 서부 컨퍼런스에 속해 있는 밴쿠버는 올 시즌 6승 10무 18패로 최하위에 그친 약체다. 성적 부진에 고민이 깊었던 밴쿠버는 수비 강화를 위해 다양한 무대의 명문팀을 거친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영표를 택한 것이다.
이영표 역시 자녀들의 교육은 물론 행정가, 종교인 등 축구 선수 이후의 장래를 위한 환경을 고려해 밴쿠버행을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