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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슈] 푸아그라는 동물학대인가 전통 식문화인가?

캐비아, 트뤼프와 함께 서양의 3대 진미 꼽혀 사료 강제주입하는 사육과정 잔혹성 논란 여전 동물단체 반대에 프랑스 등 ‘전통 식문화’ 주장

동물학대이니 금지해야 할까, 전통 식(食)문화이니 보호해야 할까?

거위의 ‘살찐 간’ 요리인 ‘푸아그라(foie gras)’를 놓고 유럽 사회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푸아그라는 캐비어(철갑상어알), 트뤼프(송로버섯)와 함께 서양의 3대 진미로 꼽히는 프랑스 요리다. 거위 목에 튜브를 꽂고 강제로 먹이를 주입시켜 간을 정상의 10배이상 살찌워서 얻는다. 거위는 생후 7~9주 후부터 2주동안 먹이 강제주입을 당한다. 이 과정에서 거위는 옴짝달싹 못하는 아주 좁은 철창에 갖힌 채 간을 살찌우기 위해 극심한 고통을 당한다. 동물애호가들은 이를 ‘고문(torture)’이라고 표현한다.

오스트리아를 거점으로 하는 ‘포 포스(Four paws)’ 같은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들은 사육과정을 촬영한 비디오를 증거물로 내세우며 잔혹한 사육법 금지와 푸아그라 먹지 않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영화 ‘007’로 유명한 배우 로저 무어, 미니스커트 붐의 원조인 영국 모델 트위기 등 유명 연예인들도 반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포 포스’의 창립자인 둥글러는 “푸아그라는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병든 간 조직으로, 건강한 식재료라고 말할 수 없다”며 동물복지 차원만이 아니라 소비자 보호차원에서도 금지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단체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 강제주입을 금지하는 국가는 영국과 독일 등 14개국에 이른다. 유럽 이외에도 이스라엘에서 2006년 강제주입이 금지됐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2012년부터 금지된다. 2009년 전세계 푸아그라 생산량 약 2만6000여 톤 중 70%이상을 차지하는 프랑스는 푸아그라를 전통적인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한다.

프랑스 푸아그라 업계는 동물보호단체의 압력 이외에도 세계의 어려운 경제흐름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바이오 연료의 세계적인 확대와 함께 옥수수 등 사료가격 급등으로 생산비가 10배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까지 겹쳐 프랑스 내에서는 채산성이 맞지 않아 폐업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업계 상황은 2위 생산국 헝가리에게는 오히려 순풍이 되고 있다. 헝가리는 약 2600톤으로 프랑스 생산량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값싼 노동력 덕분에 프랑스보다 생산비 압박에서 훨씬 자유롭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06년 유럽에 조류독감이 몰아치자 헝가리는 세계 각국의 안정적인 푸아그라 공급처로 위상을 높였다. ‘헝가리산을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호기’를 맞이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강제주입에 사용하던 종래의 철제 깔때기 대신에 거위에게 부드러운 고무관을 사용하고 위생을 강화하는 등 동물학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도 취했다. ‘헝가리 푸아그라 협회’를 발족하는 등 동물보호단체의 압력에도 조직적으로 맞서고 있다.

헝가리의 한 푸아그라 가공업체 사장은 “지금이야 말로 업계가 단결할 때다. 푸아그라의 품질을 높이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회가 중심이 되어 사육과 가공의 품질기준을 정비하고 헝가리산 푸아그라를 브랜드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러시아, 중동, 동남아시아 등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헝가리는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 차원에서 푸아그라 업계의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08년 의회를 통과한 ‘국내 특산물 보호 결의안’을 근거로, 푸아그라를 ‘전통 식문화’로 보호하기 위한 재정지원 법안 추진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인구 3만명 중 3분의 1이 푸아그라 산업에 종사하는 오로샤자시는 2009년부터 매년 7월 ‘푸아그라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3일간 1만800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오로샤자시 시장은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상파뉴, 햄은 이탈리아 팔마라고 하듯, 푸아그라하면 ‘오로샤자’를 떠올리게 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 푸아그라(fois gras)란?

인위적으로 살찌운 거위와 오리의 간을 재료로 만든 프랑스 요리를 말한다. 지방 함량이 높아 맛이 풍부하고 매우 부드럽다.

기원은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철새가 에너지를 간에 비축하는 성질을 이용한 사육방법이 유럽에서 발달했다. 자연 상태의 거위에서는 충분한 크기의 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거위의 살을 찌우는 것이다.

‘포 포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사료를 강제주입하면 거위 간은 보통(70g)의 10배가 넘는 900g까지 급증한다. 이를 위해 강제주입하는 2주동안 사료주입은 하루 두 차례씩 행하고, 주입하는 사료의 양은 2초만에 800g까지 이른다.

프랑스에서는 2009년 한 해 동안 푸아그라 생산을 위해 거위 70만 마리, 오리 3700만 마리가 강제로 사료를 주입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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