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가 모든 논란을 잠재우고 한화에 입단했다. 모양새 좋게 국내 복귀에 성공했지만 새로운 논란거리를 낳았다. 그렇다면 정영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영일은 광주 진흥고를 졸업한 2007년 KIA 타이거즈가 아닌 애너하임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때 한 경기에서 23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특급투수였다. 고교시절의 혹사로 인해 정작 미국에서는 5년 동안 팔꿈치 수술과 재활만 하다 최근 방출됐다.
정영일은 프로에 입단하려면 2년 동안 기다려야 한다. 박찬호는 99년 이전에 해외에 나가 드래프트만 신청하면 됐다. 그러나 정영일은 이후에 진출했기 때문에 방출된 시점에서 2년을 경과해야 드래프트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정영일은 2014 신인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낼 수 있다. 군 문제도 걸려있어 프로에서 야구하기 쉽지 않다.
박찬호의 특별법은 정영일과 같은 해외파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규정에 묶여 한국프로 복귀가 어려운 해외파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논리적으로 이들을 막는다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박찬호는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며 IMF 시름에 안긴 국민을 위로했고 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WBC 대회의 활약이라는 봉사에 대한 특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KBO 이사회는 지난 2007년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의 길을 열었고, 이번에 다시 원칙은 무너졌다. 정영일에게도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정영일은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다. 야구는 하고 싶은데 갈 곳은 없으니 일단 독립야구단에 둥지를 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KIA행 대신 120만 달러의 높은 몸값을 받아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건너갔지만 그곳의 현실은 냉혹했다. 그리고 돌아온 한국의 현실도 만만치는 않은 것 같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