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새해 벽두부터 최희섭 문제에 부딪혔다.
최희섭은 몸살과 감기를 이유로 새해 선수단 연수와 동계훈련에 불참했다. 선동렬 감독은 휴식을 주었으나 애리조나 전지훈련 참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돌아가는 상황을 종합하면 KIA는 최희섭 없는 2012시즌을 구상하고 있다. 더욱이 최희섭은 작년 시즌을 마친 이후 행보를 볼 때 우려감을 낳고 있다. 동료와 연락 없이 두문불출했고, 사실상 잠적상태였다. 실제로 몸이 아프긴 하지만, 마음이 더 아프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는 수년 동안 여러 문제가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작년 최희섭은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가 있을 때 집에서 아내에게 두산 경기를 해설해주고 있다는 트위터 소동으로 팬들의 눈총을 받고 힘겨워 했다. 여기에 계속된 부상과 부진에 빠져 심적으로 지쳐있다.
조범현 전 감독은 “마음이 여려 조그만 문제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다. 세심한 배려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고참 선수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데”라면서 착잡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최희섭에게는 변화의 계기가 있어야 한다. 일단 마음의 안정과 운동에 대한 열정을 마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동렬 감독과 구단은 부담감을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아예 다른 팀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야구를 할 수 있다. 4번 타자라는 브랜드가 있는 만큼 트레이드도 변화의 길을 터줄 수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서로 카드가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희섭은 쓰러졌다 일어난 적이 있었다. 200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팀 KIA에 입단했으나 2008년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재기를 못한다면 야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2009년 33홈런 100타점 타율 3할8리로 부활에 성공,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금 최희섭에게 필요한 것은 그때의 열정이 아닌가 싶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