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은 정말 모른다. 마지막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오는 4월 11일 19대 총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공천 준비에 한창이다. 한나라당은 비대위에서 공천기준을 마련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통합당도 부산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올해는 특히 12월 대선이 있는 해여서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선거가 될 것 같다. 여야가 사활을 거는 이유다.
정치인은 누구든지 쉬운 선거를 원한다. 텃밭 출신들은 그곳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공천이 바로 당선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영남 다선, 호남 다선이 많은 것도 지역적 특성이 짙어서다. 이번에도 그같은 방식이 통할까. 어림없는 소리라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이미 민심이 상당수 돌아섰고, 공천에서 배제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특히 여야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은 총선을 통해 대선으로 가느냐, 아니면 직행하느냐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떨어질 경우 부담감이 적지 않다. 모험을 망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총선에 출마해 미리 심판을 받는 것이 좋다고 본다. 야당 대선 주자들은 적극성을 띠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으로 본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얼마 전 전주 덕진을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강남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8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던 그다. 또 다시 승부수를 띄웠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문재인 노무현 재단이사장은 부산 사상, 정세균 전 대표는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손학규 전 대표는 엊그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으로 직행하겠다는 계산이다.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그가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일까. 아닐 듯 싶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역구에 나설지, 비례대표로 출마할지 결정을 못한 상태다. 그에게 맞서는 야당 대선 주자들이 적진에 뛰어든 이상 박 위원장도 결단을 해야될 것 같다. 지금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지역구인 대구 달성 출마나 비례대표 1번은 의미가 없다. 수도권의 여당 열세지역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대선 주자는 자기를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부산에서 떨어진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지도자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대선 주자들의 기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기회는 도전하는 자에게 오는 법이다. /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