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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창피해도 "기름 만원어치요"

"덜 먹고 덜 놀자" 전국민 내핍 모드…빙하기 맞은 내수시장 외식·여가비 지출 2009년 이후 최저치 추락 없어 못팔던 명품·모피 '80% 땡처리' 하기도

#1. 주유소

“얼마 치 넣어드릴까요?”

“1마, 만원요.”

급유원이 잘못 들은 듯 재차 확인한다. 조금 크게 다시 말했다. ℓ당 2300원. 주유는 금세 끝났다. 차라도 막히면 1만원어치 휘발유가 금세 바닥날 테니 서둘러야 한다. 너무 추워서 차를 갖고 나오긴 했지만 이 길로 집에 몰고 가 당분간 운전대를 잡지 않겠노라 다짐하는 윤승룡(33)씨다.

#2. 백화점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마트에 나왔다가 인근 백화점에서 명품을 파격 세일한다는 전단지를 보고 행사장에 들렀다. 한 달 전에 비해 두 배 오른 가격 때문에 조금 전 시금치를 내려놓은 걸 생각하면 당치 않은 사치다. 80% 할인된 명품백을 만지작거리며 “봄에 살구색 원피스에 매치하면 예쁘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돌아서고 마는 김은희(32)씨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로 인해 내수시장에 북극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유로존 재정 위기가 장기화돼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했기 때문이다.

이미 차량과 가전제품, 가구 같은 내구재 구매가 급감했다. 옷, 신발, 오락·취미용품이 포함된 준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2.2%에 머물렀다. 비내구재 중에서는 서적·문구 판매 감소가 두드러져 책 보는 데 드는 비용도 아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 가정에서는 “덜 먹고, 덜 놀면서 견딜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아끼자”는 내핍 생활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2008년 12월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달 설 특수도 고객의 발길을 붙들지 못했다. 해외에선 펄펄 나는 자동차 판매도 국내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2009년 1월(-24.1%) 이후 최저 증가율로 최근 넉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유통업계가 울며 겨자 먹기로 자구책을 내놨지만 큰 재미를 못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는 10~12일까지 총 100억원대의 해외 명품을 최고 80% 할인한 가격에 ‘땡처리’ 한다.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이달 말까지 모피를 50∼70% 할인 판매하는 중이다. 하지만 없어서 못 팔던 평소와 달리 판매는 저조하기만 하다.

◆ 대내외 악재에 지출 '꽁꽁'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달 소비지출 전망을 항목별로 보면 외식비와 교양·오락·문화생활비는 나란히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외식을 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데 쓰는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내수 침체가 유럽발 경제위기와 유가하락 등 외부 요인까지 겹쳐 단기간 내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라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 회복세와 물가 상승세 둔화로 소비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나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소비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강두용 선임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공황 수준이어서 회복에 상당기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내년까지 위기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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