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구촌은 정말 어수선하다. 내정 불안으로 유혈 사태를 겪고 있는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일부에서는 아예 전운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핵 개발에 목을 매는 이란과 미국과의 갈등은 거의 일촉즉발이라고 해도 좋다.
일본이 이 와중에 자위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때문에 별로 이상해 보이지도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30여 년 전 포클랜드의 영유권을 놓고 일전을 벌인 아르헨티나와 영국은 다시 이 문제로 으르릉거리고 있다. 한마디로 지구촌의 그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고 해도 좋다.
분쟁이 있으면 조정도 있어야 한다. 스포츠를 비롯한 게임에 반드시 심판이 필요하듯 말이다. 그러나 요즘 지구촌 현실을 보면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유엔이 있기는 하나 영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게다가 한때의 슈퍼 파워 미국은 자국 이익과 관련 없는 분쟁에는 가능한 한 개입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래서는 곤란하다. 과거의 호기심 충만한 세계의 경찰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심판 비슷한 역할은 해줘야 하는 것이다. 힘이 부치면 조력자를 찾을 수도 있다. 당연히 중국이 이 역할을 떠맡을 최적의 국가라고 해야 하겠다. 러시아는 이제는 그럴 생각도, 능력도 없으니까 말이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이른바 G2 체제의 구상이나 정착은 거부반응을 부를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일본의 경우는 정치적 위상은 둘째치고 경제력으로도 중국에 시비를 걸 상황이 아니다. 유럽은 ‘제 코가 석자’라고 해야 한다.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10년’을 피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할 입장이다.
중국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이 확실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13일 닷새 일정의 방미 길에 오른다. 오바마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현안은 이미 다 조율됐다. 당연히 G2 구상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양국 모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평화로운 세계를 원한다면 이제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구촌이 시끄러우면 한국의 경제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칼럼니스트